거문고 앙상블 ‘다비’ 내달 9일 인천 콘서트 가야금과 거문고는 대표적인 국악기로 해금, 아쟁, 대쟁, 금, 슬, 향비파, 당비파, 월금, 공후와 함께 ‘공명통에다 명주실로 꼰 줄을 얹어 만든 악기’라는 의미의 ‘사부(絲部) 악기’로 분류된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 민족은 가야금을 뜯고 거문고를 켜며 기쁨과 시름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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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
현금(玄琴)으로도 불리는 거문고는 오동나무와 밤나무를 붙여서 만든 울림통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6줄을 매고 술대로 쳐서 소리 낸다. 소리가 깊고 장중하여 예로부터 ‘백악지장(百樂之丈)’이라 일컬어졌으며, 학문과 덕을 쌓은 선비들 사이에서 숭상되었다. 지금도 줄풍류를 비롯하여 가곡반주·거문고산조 등에서 출중한 멋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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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다비’ |
25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꿈꾸는 소녀’를 주제로 독주회를 갖는 이수진은 탁월한 음악적 해석과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가야금 연주자로 정평 나 있다. 국립국악고와 서울대 국악과,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올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영아트프론티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이수진은 황호준 작곡가의 ‘구름계단’ ‘바람이 머무는 언덕’ ‘초원을 달리다’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가락에 의한 Improvisation’ 등 6곡을 포함해 7곡을 들려준다. 독주, 중주, 재즈앙상블과의 협연 등 다양한 형태의 연주로 구성되어 가야금 음악의 새로운 영역을 선보인다.
최근 첫 앨범 ‘THE STORY’를 발표한 여성 3인조 거문고 앙상블 ‘다비’는 10월 9일 오후 7시 인천종합예술회관 야외특설무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이에 앞서 이달 30일과 10월 1일(각각 오후 2시, 4시)엔 인천도시축전 비류공연장에서 공연을 갖고, 10일 17일(서울 성북구 길상사)과 27일(정동극장)에도 관객과 만난다.
‘발걸음’ ‘댄스’ ‘왈츠’ ‘3-3-2’ ‘크리스마스’ ‘로맨스’ ‘블루’ ‘이별’ 등 7곡이 수록된 ‘THE STORY’의 음반 제목과 수록곡 명을 연결지으며 감상하면 첫 사랑의 설렘 가득한 한편의 사랑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감수성 가득한 음악을 선보여온 젊은 작곡가 박경훈이 수록곡 전곡의 작곡을 맡고, 여기에 여성 연주자 3인의 섬세한 손길이 더해져 ‘로맨틱한 거문고 음악’이라는, 쉽게 떠올리기 힘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냈다. ‘다비’는 높이 날아올라 더욱 넓은 세상을 적시는 반가운 영혼의 단비라는 의미라고.
“거문고 음악이 이렇게 보드라울 수 있다니, 경이롭다”는 현경채 음악평론가의 찬사는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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