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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연출로 새롭게 선보이는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
20세기 미국의 대표작가 유진 오닐의 자전적 희곡이기도 한 작품은 1962년 이해랑 연출로 드라마센터에서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 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셀러. 여석기 연극평론가는 ‘산불’ ‘고도를 기다리며’와 함께 이 작품을 한국 연극 최고의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이번 무대엔 임영웅 연출가를 중심으로 어머니 메어리 역엔 손숙, 아버지 제임스 역엔 김명수, 형 제이미 역엔 최광일, 동생 에드워드 역엔 김석훈, 하녀 캐슬린 역엔 서은경이 오른다.
연출·배우 모두에게 만만찮은 작업이다. 아침부터 자정까지 기나긴 하루를 보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3시간 동안 펼쳐진다. 그 하루엔 가족이라는 것 때문에 겪어야 하는 사랑과 증오, 용서와 화해, 연민과 절망 등이 스며 있다. 부모와 자식 간, 부부간, 형제간 등 서로 다른 위치로 인해 생기는 오해와 원망, 바람 등이 바로 지금 우리 모습을 대변한다. 개개인의 상황을 대변하는 탁월한 심리 묘사는 이 작품을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다.
무대와 의상도 이 기나긴 여로에 힘을 싣는다. 박동우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무대는 가족 구성원들의 표정 하나를 객석에서 놓치지 않도록 1·2층 구조와 계단 등에 변화를 꾀한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기나긴 하루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조명’이다. 박항치 디자이너 손에서 탄생한 의상과 소품은 1910∼20년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가며, 각 캐릭터의 개성을 고급스런 스타일에 담아낸다. 18일∼10월 11일. 2만∼5만원. 1644-2003
윤성정 기자 ys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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