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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노믹스' 비판 정운찬, 경제운용 조화 이룰까

입력 : 2009-09-05 19:03:54 수정 : 2009-09-05 19: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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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감세 등 핵심정책 줄곧 반대

총리 취임후 경제철학 변화여부 등 주목

현 경제팀과의 역할 분담도 주요 관심사
‘케인지언’임을 자칭하는 정운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국무총리로 내정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MB노믹스’와 어떻게, 얼마만큼 조화를 이룰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케인지언이란 케인스주의 경제학자라는 의미로, 시장이 모든 것을 해줄 수 없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핵심철학이다. 이는 국가가 시장 간섭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MB노믹스’와 큰 차이가 난다. 정 총리 내정자가 발표됐을 때 많은 사람이 이를 낯설고 어색하게 느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물론 정부의 경제정책이 최근 서민·중도 강화론으로 바뀌었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이 자연스레 강화돼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 총리 내정자는 그동안 4대강 사업 등 토목공사 위주의 경기부양책과 금산분리 완화 등 ‘MB노믹스’의 핵심정책에 명백하게 비판적인 속내를 드러내 왔기 때문에 조화를 이루더라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 총리 내정자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MB노믹스’의 대표 경제정책 중 하나인 ‘감세’는 그에게는 줄곧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정 총리 내정자는 ‘MB노믹스’에 대해 우호적이기보다 대립각을 세우며 비판했던 경우가 많았던 만큼 총리 취임 후 그의 언행이 어떻게 바뀔지 여부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우려의 시각을 의식한 듯 그는 내정 직후 “경쟁을 중시하고 촉진하되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을 따뜻하게 배려한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경제시각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와 현 경제팀 간 조화가 물 흐르듯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선이 그리 많지는 않다. 이 대통령과 정 총리 내정자 사이에는 근본적으로 타협할 수 없는 배경과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정책 기조 변화’ 혹은 ‘심각한 마찰’ 중 하나가 불가피하게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분석도 있다.

‘MB노믹스’를 운용하는 경제수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윤진식 정책실장과 ‘MB노믹스 전도사’ 격인 강만수 경제특보와의 조화 여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정 총리 내정자와 정통 재무관료들로 구성된 현 경제팀의 역할이 제대로 나눠지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 총리 내정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지금까지 MB노믹스의 경제정책과 대립각을 세워온 그가 경제문제에서 현 정부의 기조에 반해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면서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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