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문명 숨기려고 '달 착륙 장면 연출' 음모론 퍼뜨려 나사, 그리고 거짓의 역사/리처드 C 호글랜드·마이클 바라 지음/이재황 옮김;도서출판 AK/2만8000원
![]() |
리처드 C 호글랜드·마이클 바라 지음/이재황 옮김;도서출판 AK/2만8000원 |
‘나사, 그리고 거짓의 역사’는 ‘NASA(미 항공우주국)가 무엇을 발견했고 은폐했는가’를 주제로 삼은 천체물리학적, 정치학적 보고서다. 저자는 나사를 위한 컨설턴트를 지내고 재야 과학 연구조직에서 40여년에 걸쳐 화성과 달을 찍은 나사 사진들을 연구해온 리처드 C 호글랜드, 보잉사의 항공우주공학자로 일한 마이클 바라다. 이들은 나사의 임무가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있다고 믿어온 순진한 독자들에게 나사의 임무는 우주의 비밀을 은폐하는 것이며 이 세상에 절대적이고 중립적인 지식을 전하는 기관은 없음을 강조한다.
나사의 설립허가서 상의 지위는 ‘미국의 방위기관’이었다. 나사는 1958년 소련과 냉전이 심화되는 와중에 미국 국방 안보의 필요성에 따라 설립된 조직이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살해도 나사와 관련된 음모론으로 설명된다. 케네디가 암살당한 것은 1963년 9월 소련에 우주분야의 협력을 제안한 지 두 달 뒤였다. 미국의 가장 큰 적을 미국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민감한 영역의 동맹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케네디의 선언은 급진적이었다. 책은 당시 나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프리메이슨들이 달과 화성에서 발견된 외계문명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고 케네디를 암살했다는 논지를 펼친다.
![]() |
◇1963년 9월 소련에 우주분야의 협력을 제안한 지 두 달 뒤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 책은 케네디 죽음의 배후에 나사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한다. |
엄청난 사실 조작의 이유는 1959년 나사와 브루킹스연구소가 함께 수행한 ‘인간사를 위한 평화적 우주활동의 함의에 관한 수주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보고서는 “우월한 문명을 가진 외계생명체의 존재가 알려지면 종교 근본주의가 증폭되고 사회는 풍비박산이 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 붕괴는 그저 “우리 혼자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오게 된다. 보고서는 “외계생명체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인공물들이 실제로 발견되면 그런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기 위한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 |
◇사람 얼굴 모양의 외계인 인공물이 발견된 화성 사진. |
저자들의 주장이 논란에 그칠지라도 ‘NASA 다시보기’라는 책의 기획의도를 실현하기에는 충분하다. 저자는 레이건 대통령 과학고문 겸 과학기술정책실장 조지 A 키워스의 입을 빌려 주장을 되새김질한다. “모든 정부기관들은 때때로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나사는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내가 경험한 유일한 기관이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