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NASA는 무엇을 은폐했나

입력 : 2009-08-14 22:41:26 수정 : 2009-08-14 22:41:2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케네디 '美·蘇 우주협력' 제안 한지 두달만에 암살당해
외계문명 숨기려고 '달 착륙 장면 연출' 음모론 퍼뜨려
나사, 그리고 거짓의 역사/리처드 C 호글랜드·마이클 바라 지음/이재황 옮김;도서출판 AK/2만8000원

리처드 C 호글랜드·마이클 바라 지음/이재황 옮김;도서출판 AK/2만8000원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던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은 기억상실증을 호소하며 칩거생활에 들어갔다. 아폴로 14호의 에드거 미첼은 일생에 단 한 번뿐인 달 체험의 핵심부분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들은 달에서 무엇을 보았길래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지난 30여년간 지구상의 누구도 달 표면 가까이에 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사, 그리고 거짓의 역사’는 ‘NASA(미 항공우주국)가 무엇을 발견했고 은폐했는가’를 주제로 삼은 천체물리학적, 정치학적 보고서다. 저자는 나사를 위한 컨설턴트를 지내고 재야 과학 연구조직에서 40여년에 걸쳐 화성과 달을 찍은 나사 사진들을 연구해온 리처드 C 호글랜드, 보잉사의 항공우주공학자로 일한 마이클 바라다. 이들은 나사의 임무가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있다고 믿어온 순진한 독자들에게 나사의 임무는 우주의 비밀을 은폐하는 것이며 이 세상에 절대적이고 중립적인 지식을 전하는 기관은 없음을 강조한다.

나사의 설립허가서 상의 지위는 ‘미국의 방위기관’이었다. 나사는 1958년 소련과 냉전이 심화되는 와중에 미국 국방 안보의 필요성에 따라 설립된 조직이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살해도 나사와 관련된 음모론으로 설명된다. 케네디가 암살당한 것은 1963년 9월 소련에 우주분야의 협력을 제안한 지 두 달 뒤였다. 미국의 가장 큰 적을 미국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민감한 영역의 동맹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케네디의 선언은 급진적이었다. 책은 당시 나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프리메이슨들이 달과 화성에서 발견된 외계문명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고 케네디를 암살했다는 논지를 펼친다.

◇1963년 9월 소련에 우주분야의 협력을 제안한 지 두 달 뒤 암살된 케네디 대통령. 책은 케네디 죽음의 배후에 나사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인간이 실제로 달에 간 적이 없고 나사가 세트장에서 달 착륙장면을 연출했다는 음모론이 세상에 퍼진 것조차 외계문명의 흔적을 은폐하기 위해 나사가 퍼뜨린 ‘저급 음모론’이라고 주장한다. 주장의 실질적인 증거물로 제시되는 것은 사진들이다. 화성 사진에서는 사람 얼굴 모양의 인공물과 함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닮은 건축물이 보이며, 달 사진에서는 유리로 만든 돔과 로봇의 머리가 보인다는 것.

엄청난 사실 조작의 이유는 1959년 나사와 브루킹스연구소가 함께 수행한 ‘인간사를 위한 평화적 우주활동의 함의에 관한 수주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확인된다. 보고서는 “우월한 문명을 가진 외계생명체의 존재가 알려지면 종교 근본주의가 증폭되고 사회는 풍비박산이 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회 붕괴는 그저 “우리 혼자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오게 된다. 보고서는 “외계생명체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인공물들이 실제로 발견되면 그런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기 위한 진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사람 얼굴 모양의 외계인 인공물이 발견된 화성 사진.
저자는 최첨단 디지털 화상 처리 소프트웨어로 무장하고 나사의 옛 사진들을 분석한다. 하지만 사진들은 흐릿해서 진짜 외계의 인공물인지 ‘빛과 그림자의 장난’에 불과한지 진위를 구분하기는 무리다. 저자가 동원하는 다차원 물리학 이론 등도 따라가기엔 벅차다. 화성의 ‘얼굴’이 포함된 유적들 자체의 기하학적 모양, 유적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직각이나 19.5도 등 특정한 각도의 반복을 찾아내 그것들이 외계 유적이라는 근거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미국사회에서 호글랜드는 ‘환원주의적 추론’을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사진 위에 막연히 줄을 긋다가 무언가에 닿으면 그 물체가 유적이라고 선언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주장이 논란에 그칠지라도 ‘NASA 다시보기’라는 책의 기획의도를 실현하기에는 충분하다. 저자는 레이건 대통령 과학고문 겸 과학기술정책실장 조지 A 키워스의 입을 빌려 주장을 되새김질한다. “모든 정부기관들은 때때로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나사는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내가 경험한 유일한 기관이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