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문화 전문가인 공일주씨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 원전과 코란의 교리에 근거한 아랍문화를 해석한 책 ‘코란의 의미를 찾아서’(예영커뮤니케이션·사진)를 냈다. 그는 한국외대 아랍어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하르툼 국제아랍어교육대학원에서 외국인에 대한 아랍어교육으로 석사학위, 옴두르만 이슬람대학교에서 코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요르단대학 등지에서 11년간 아랍기독교인과 아랍이슬람교도들을 가르치면서 이슬람문화를 연구해 온 학자다.
이 책에서 그는 “엄밀히 말해 코란의 번역서는 없다”면서 “성경은 어느 나라 언어로 번역되든 ‘성경’이라고 불리지만, 코란은 아랍어로 된 것만 ‘코란’이고 다른 언어로 된 건 ‘코란 해설서’”라고 단언한다. 고급 아랍어로 독특한 비유를 쏟아내는 코란의 특성상 아랍권 내에서도 해석상의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공씨는 설명한다. 생활 아랍어인 암미야를 쓰는 많은 이슬람 사람들은 코란의 내용을 질문 받으면 이맘(모스크의 기도 인도자)이나 셰이크(종교학자)에게 가서 물어오겠다고 답한다는 것. 그런 만큼 코란을 둘러싼 오류는 적지 않다.
“코란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해석의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은 한국인뿐만 아닙니다. 7세기 아랍어 어휘로 쓰여 있는 코란은 아랍 무슬림도 읽고 해석할 수 없어 극단적 해석으로 치닫고 있어요.”
올해 1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전 세계 이슬람학자들이 41개 항의 파트와(이슬람학자가 내리는 법적 판결) 헌장에 서명한 것도 자격 없는 이슬람 학자들이 인터넷과 위성방송을 통해 내놓는 파트와를 금하고 즉 종교적 극단주의를 막자는 것이었다. 내용은 극단적인 파트와를 내려서 상대를 카피르(알라의 존재를 믿지 않거나 믿으면서도 이슬람식 기도와 금식을 하지 않는 사람)로 몰아 살해하는 것은 금한다는 내용이다.
아랍어 코란 원전을 언어학적, 해석학적, 신학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저자는 코란의 알라와 성경의 하나님은 본성에서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는 코란 곳곳에서 성경의 근본적인 진리를 부인하는 대목을 찾아내면서 “성육신과 삼위일체를 믿는 자는 신의 존재를 믿으면서 또 다른 것을 섬기고 있는 자”라고 정의한 코란 구절을 인용한다. 즉 무슬림은 하나님 자리에 예수를 두는 기독교인들을 우상숭배자로 간주한다. 일부에서 기독교의 ‘하나님’이란 용어를 코란의 신 개념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코란의 알라는 절대적인 단일신을 강조하고 기독교는 성부, 성자, 성령이 그 본질에서 하나인 삼위일체 유일신론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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