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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웃음를 터트릴 수 있는 폭소 추리극이라고 이해하면 편하게 볼 수 있겠지만, '추격자'나 '그림자살인'과 같은 신선한 추리극을 기대했다면 극장을 나오면서 후회할 수도 있겠다.
영화 '4교시 추리영역'은 리얼타임 학원 추리극을 표방했다. '추격자'의 라이트한 고등학생 판이라는 설명도 제작사에서는 친절하게 곁들였다. 그러나 '추격자'와 비교하기에는 그 격차가 너무 심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전국 1등의 '엄친아' '정훈' (유승호 분)이 우연찮게 학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될 상황에 빠진다. 이에 그동안 전교생들에게 왕따 수준으로 대접받으며 얼굴조차 드러내지 않지만 늘 추리소설과 범죄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사는 '다정' (강소라 분)과 함께 범인 추적에 나선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4교시 남은 시간인 40분. 그 안에 범인을 잡아야 정훈이 누명을 벗을 수 있다.
고등학교내 살인과 제한된 시간 안에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는 콘셉은 신선했다. 영화를 보기 전 일면 일본 만화 '소년 탐정 김전일'과 비견될 수 있지 않냐는 기대감도 갖게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4교시 추리영역'은 '유승호 팬들을 위한 유승호에 의한' 코믹 학원물에 불과했다.
추리극이라고 하지만 관객들이 추리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유승호와 강소라의 추리 방식 역시 어떤 연계고리를 찾아내어 이어가는 것이 아닌, 하늘에서 '툭' 떨어지듯이 단서가 나타난다. 관객들에게 '이 사람이 범인인 것 같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조차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중간 중간 웃음을 유발하기는 했지만 '웃음 코드'를 통해 유발되기보다는 주연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 납득되지 않은 장면과 흐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터지는 실소 수준에서 그친다.
물론 이에 대해 이상용 감독은 "최근 한국 영화들이 너무 무겁게 나오는데 이 영화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8월 12일 개봉.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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