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 ‘물의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수자원은 달라진 게 없는데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1인당 쓸 수 있는 물의 양이 날로 줄고 있다. 특히 오염으로 지구 순환 생태계에 장애가 생겨 수질 상태도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물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나지만 수자원은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홍수 방어 능력까지 떨어져 매년 집중호우만 내렸다 하면 물난리가 반복되고, 물부족국가이지만 수자원의 관리와 재생에 무관심한 실정이다. 이에 우리나라 물관리 실태와 문제점, 물관리 선진국의 성공사례와 대안 등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이제는 1970년대 석유파동(Oil Shock)이 아니라 물파동(Water Shock)에 대비해야 한다.”(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 2009년 1월)
“산유국이 카르텔을 형성해 석유자원을 무기화했듯이 머지않아 물이 풍부한 국가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캐나다 시민단체 마우드 발로. 2004년 12월)
“지구의 1인당 담수공급량은 20년 안에 3분의 1로 줄어들고 2050년까지 많게는 70억명이 물부족을 겪을 것이다.”(유엔 수자원개발 보고서. 2003년 3월)
‘물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엔과 유네스코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의 20%는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26억명은 기본적인 하수처리 시설도 없이 생활한다.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물의 수요는 1950∼90년 3배 증가했고, 앞으로 35년 이내에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오히려 줄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실정일까.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3월 발간한 ‘물과 미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빈곤지수(WPI)’는 6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20위에 그친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부 추계에 따르면 2011년 용수 수요량은 354억㎥이지만 공급량은 351억㎥에 그쳐 전국에서 3억㎥ 이상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엔 물부족이 이보다 더 심각해져 약 4억㎥ 이상의 물이 모자랄 것으로 관측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나라가 이처럼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리면서도 OECD 국가 가운데 ‘홍수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라는 점이다. 홍수위험지수는 홍수와 관련된 사망자 수를 분석하기 위해 개발된 지표로 ‘홍수 취약인구 100만명당 연평균 홍수사망자 수’로 산출되는데, 우리나라는 6.85명이다. 홍수위험지수가 낮은 편인 스위스의 0.61명에 비해 10배 높은 수치다.
이처럼 물난리를 자주 겪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수자원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연평균(1974∼2003년 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의 1.4배 수준이다.
하지만 비가 넉넉히 내려주는 상황이지만 가뭄은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지난 100년간(1908∼2007년) 가뭄은 총 16회가 나타났으며 2년 연속 대가뭄도 7회나 발생했다.
◆물관리 대안은 없는가=우리나라에 이처럼 극단적인 현상이 공존하는 이유는 지형적 특성의 탓이 크다.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많지만 계절·연도별·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특히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고 하천경사가 급한 지리적 특성으로 비가 오면 물이 일시에 유출되면서 홍수가 발생하고 갈수기엔 유출량이 적어 가뭄이 온다.
기존 물관리 정책의 한계점도 홍수와 가뭄을 반복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홍수대책은 제방 축조가 핵심인데 제방으로 보호되는 저지대에 도시가 개발돼 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한번 홍수가 발생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또 제방 자체가 20∼30년 된 낡은 것이 많다 보니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사전예방적 기능이 떨어져 사후약방문식 수해복구만 반복하는 실정이다.
가뭄 등 물부족 대책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용수 수요량이 꾸준히 증가하지만 그간 수자원 개발에 소홀했다. 또 천연 수자원인 비가 세계 평균 이상 내리지만 연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되다 보니 다목적댐 보관량 이상의 비를 고스란히 바다로 흘려보낸다. 이런 식으로 버려지는 빗물은 연 강수량의 3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물부족에 대비한 충분한 수자원 확보와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대비 차원에서 주요 강의 바닥을 파내고 보를 설치해 ‘물그릇’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물그릇을 키워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여름철엔 물을 가두고 갈수기인 봄·겨울엔 그 물을 적절히 이용해 홍수와 가뭄을 동시에 막아보자는 취지다.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여운광 교수는 “우리나라 특성을 감안하면 비가 많이 내릴 때 모아뒀다가 강수량이 부족할 때 이 수자원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현재 댐이나 저수지로서는 이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며 “수질과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강의 바닥을 파고 보를 설치해 물그릇 자체를 키우는 방법이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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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물부족국가이면서 지형적 특성상 여름철 집중호우로 연례행사처럼 홍수 피해를 보는 등 수자원관리대책에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한강시민공원이 흙탕물에 잠겨 수계를 알아보기 힘든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산유국이 카르텔을 형성해 석유자원을 무기화했듯이 머지않아 물이 풍부한 국가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캐나다 시민단체 마우드 발로. 2004년 12월)
“지구의 1인당 담수공급량은 20년 안에 3분의 1로 줄어들고 2050년까지 많게는 70억명이 물부족을 겪을 것이다.”(유엔 수자원개발 보고서. 2003년 3월)
‘물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엔과 유네스코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의 20%는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26억명은 기본적인 하수처리 시설도 없이 생활한다.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물의 수요는 1950∼90년 3배 증가했고, 앞으로 35년 이내에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오히려 줄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실정일까.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3월 발간한 ‘물과 미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빈곤지수(WPI)’는 6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20위에 그친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부 추계에 따르면 2011년 용수 수요량은 354억㎥이지만 공급량은 351억㎥에 그쳐 전국에서 3억㎥ 이상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엔 물부족이 이보다 더 심각해져 약 4억㎥ 이상의 물이 모자랄 것으로 관측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나라가 이처럼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리면서도 OECD 국가 가운데 ‘홍수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라는 점이다. 홍수위험지수는 홍수와 관련된 사망자 수를 분석하기 위해 개발된 지표로 ‘홍수 취약인구 100만명당 연평균 홍수사망자 수’로 산출되는데, 우리나라는 6.85명이다. 홍수위험지수가 낮은 편인 스위스의 0.61명에 비해 10배 높은 수치다.
이처럼 물난리를 자주 겪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수자원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연평균(1974∼2003년 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균의 1.4배 수준이다.
하지만 비가 넉넉히 내려주는 상황이지만 가뭄은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지난 100년간(1908∼2007년) 가뭄은 총 16회가 나타났으며 2년 연속 대가뭄도 7회나 발생했다.
◆물관리 대안은 없는가=우리나라에 이처럼 극단적인 현상이 공존하는 이유는 지형적 특성의 탓이 크다.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많지만 계절·연도별·지역별 편차가 심하다. 특히 국토의 65%가 산악지형이고 하천경사가 급한 지리적 특성으로 비가 오면 물이 일시에 유출되면서 홍수가 발생하고 갈수기엔 유출량이 적어 가뭄이 온다.
기존 물관리 정책의 한계점도 홍수와 가뭄을 반복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홍수대책은 제방 축조가 핵심인데 제방으로 보호되는 저지대에 도시가 개발돼 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한번 홍수가 발생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또 제방 자체가 20∼30년 된 낡은 것이 많다 보니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사전예방적 기능이 떨어져 사후약방문식 수해복구만 반복하는 실정이다.
가뭄 등 물부족 대책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용수 수요량이 꾸준히 증가하지만 그간 수자원 개발에 소홀했다. 또 천연 수자원인 비가 세계 평균 이상 내리지만 연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되다 보니 다목적댐 보관량 이상의 비를 고스란히 바다로 흘려보낸다. 이런 식으로 버려지는 빗물은 연 강수량의 3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물부족에 대비한 충분한 수자원 확보와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대비 차원에서 주요 강의 바닥을 파내고 보를 설치해 ‘물그릇’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물그릇을 키워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여름철엔 물을 가두고 갈수기인 봄·겨울엔 그 물을 적절히 이용해 홍수와 가뭄을 동시에 막아보자는 취지다.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여운광 교수는 “우리나라 특성을 감안하면 비가 많이 내릴 때 모아뒀다가 강수량이 부족할 때 이 수자원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현재 댐이나 저수지로서는 이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며 “수질과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면 강의 바닥을 파고 보를 설치해 물그릇 자체를 키우는 방법이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 ■다른 나라와 비교한 연평균 및 1인당 강수량 | ||||||||||||||||
| 구 분 | 한 국 | 일 본 | 미 국 | 영 국 | 중 국 | 캐나다 | 세계평균 | |||||||||
| 연평균(㎜) | 1245 | 1718 | 736 | 1220 | 627 | 537 | 880 | |||||||||
| 1인당(㎥) | 2591 | 5170 | 2만5022 | 4969 | 4693 | 17만4016 | 1만9635 | |||||||||
| 자료:국토해양부 | ||||||||||||||||
| ■장래 물 수급 전망 (단위:㎥) |
||||||||||||||||
| 구 분 | 2011년 | 2016년 | 2020년 | |||||||||||||
| 수요량 | 354억9800만 | 358억 | 355억6800만 | |||||||||||||
| 공급량 | 351억5800만 | 353억 | 351억2900만 | |||||||||||||
| 부족량 | 3억4000만 | 5억 | 4억3900만 | |||||||||||||
| 자료:국토해양부 | ||||||||||||||||
| ■다른 나라와 비교한 홍수위험지수 | ||||||||||||||||
| 국 가 | 한 국 | 미 국 | 일 본 | 독 일 | 벨기에 | 노르웨이 | 스위스 | |||||||||
| 지수 | 6.85 | 2.28 | 2.81 | 0.25 | 0.86 | 0.94 | 0.61 | |||||||||
| 자료:국제연합개발계획(UNDP) | ||||||||||||||||
| ■연도별 가뭄지역 및 제한급수 인구 | ||||||||||||||||
| 연 도 | 가뭄지역(시·군) | 제한급수인구 | ||||||||||||||
| 1996 | 25개 | 72만3495명 | ||||||||||||||
| 1997 | 12개 | 17만7713명 | ||||||||||||||
| 1999 | 15개 | 6만1360명 | ||||||||||||||
| 2000 | 20개 | 18만4411명 | ||||||||||||||
| 2001 | 86개 | 30만4815명 | ||||||||||||||
| 2002 | 23개 | 9만9305명 | ||||||||||||||
| 자료:소방방재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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