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실도 당황,혼선,분주 6일 오전 철로에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며 경부선과 경의선 전동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서울역에서는 발이 묶인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오전 8시20분 부산행 KTX를 시작으로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이후 서울역 매표소 앞에는 탑승권을 환불하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창구마다 20여m씩 줄이 길게 늘어섰다.
서울역은 5분 간격으로 "모든 열차가 지연되고 있으니 표를 반환하고 바쁜 승객들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기 바란다"고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제때 열차를 타지 못한 시민들이 코레일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일부 화를 참지 못한 시민들은 매표소 앞에서 안내를 하던 코레일 관계자를 둘러싼 채 팔을 잡고 흔들기도 했다.
특히 시민들은 코레일이 사고 직후 `잠시 기다리면 열차가 정상 운행된다'며 무책임한 안내방송을 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들은 "지금까지 기다리라고 하더니 갑자기 환불을 하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뭐냐"며 "코레일 측에서 말을 바꿔 다른 교통편을 이용할 시간도 버렸으니 별도의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은(24.여)씨는 "대구에 친구를 만나려 표를 끊었는데 못 갔다. 언제 복구될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봐서 그냥 표를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정확한 복구시점을 알려주지 않아서 답답했다"고 말했다.
승차권 구입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지천선(48)씨는 "코레일이 열차 지연 얘기만 하지 발권을 언제부터 할 건지 얘기를 안해준다"며 "고속버스를 이용하느니 기다리더라도 열차를 타고 갈 계획인데 30분을 기다려도 아무런 얘기가 없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역 역무실이 갑작스러운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역무실 직원들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사고 현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으며 정확한 사고 경위나 복구 시간 파악에 혼선까지 겪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오전 10시30분에 응급 복구가 완료돼 일부 열차의 운행이 재개된다는 소문이 들리자 2층 매표소에서는 승차권을 발권했지만 1층 매표소에서는 표를 끊어주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1층 매표소의 코레일 직원은 "지침이 확실하게 내려온 것이 없어 일단 발권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40대 여성은 역무실에 찾아와 "지금 있는 열차들이 움직이면 아침 일찍 온 사람들부터 먼저 태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으로 급하게 가야 한다는 박철진(49)씨는 "오전 9시에 출발했어야 했는데 안된다고 해서 새마을호 10시25분 표를 또 끊었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되니 새마을호도 운행이 안된다고 하더라. 애초부터 발권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휴가를 나온 군인들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은 공중전화 부스 앞에 길게 늘어서 "사고로 복귀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보고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서울역뿐만 아니라 다른 역에서도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경기도 고양 행신역 매표소에는 열차 표를 끊어놓고도 출발하지 못한 승객 10여명이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고성을 지르며 불만을 쏟아냈다.
대구로 가려 했던 이향림(28.여)씨는 "처음에는 서울역으로 가면 KTX를 탈 수 있다고 했지만 이후 전 구간 불통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안내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대체수단이라도 마련했을텐데 환불 외에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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