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만원권이 유통되면 사용이 불편한 10만원권 수표 수요가 줄고 지갑 두께도 얇아져 국민의 경제생활이 한결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3일부터 한은 각 지역본부와 전국 금융기관 창구 등을 통해 5만원권을 시중에 유통시킬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중 1∼100번은 한은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되고 101∼2만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경매가 실시된다.
신사임당 초상이 들어가는 5만원권은 가로 154㎜, 세로 68㎜로 새 1만원권보다 가로는 6㎜ 길고, 세로는 같으며 색상은 황색 계열이다.
5만원권은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띠형 홀로그램(이상 앞면), 색변환잉크(뒷면) 등 첨단 위조방지 장치를 갖추고 있다. 특히 입체형 부분노출은선은 지폐를 기울였을 때 은선 안에 있는 태극무늬가 움직여 보이는 최첨단 기술이다.
새 고액권이 나오면 국민의 경제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사용이 감소하면서 연간 28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대폭 줄 전망이다. 5만원권 사용이 정착되면 현재 유통되는 지폐의 92.3%를 차지하는 1만원권의 수요도 점차 감소해 발행 비용이 절감된다.
반면 고액권 발행으로 인플레이션 심리가 조장될 수 있다. 업체들이 기존 제품을 변형해 5만원권에 맞추는 식으로 가격 단가를 올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물을 주고받기가 쉬워질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든다.
5만원권은 색상이 황색계통인 5000원권과 비슷해 야간에 택시 등에서 사용할 때 혼동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붉은색 계통에서 푸른색으로 바뀐 1000원권 신권이 본격 유통된 2007년에 녹색 계통의 1만원권과 혼동하는 사례가 많았다.
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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