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M대우가 제너럴모터스(GM)의 우량기업군인 ‘뉴GM’에 편입돼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가운데 2일 GM대우 부평공장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공장 정문을 나서고 있다. 부평=이제원기자 |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찾아올 기회는 최대한 활용하되 중장기적인 위기요소 대비책을 마련할 때라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미국 시장 자체 위축으로 차량 판매대수는 늘지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점유율 상승 기회를 맞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2∼3년 후에는 이 같은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는 만큼 지금 최대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GM 이탈 고객 확보를 통해 미국 시장 내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하지만 미국 정부가 GM의 대주주가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GM에 유리한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높아 대비가 필요하고, 한국차 판매가 늘어날 경우 한국 메이커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GM 공백을 국내 업체들이 비집고 들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전문 조사업체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GM 고객들의 이탈에 따른 공백을 한국 업체들이 상당 부분 메우면서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한국 완성차업체들의 미국 내 소형차 판매가 지난해 45만대에서 2013년에는 72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적잖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 “중소형차 중심의 현대·기아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소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선에 불과하고, 이를 미국과 일본·한국 기업이 나눠 가지고 있어 큰 틀에서 보면 미미한 수준의 시장 확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품업체·노조 위기감 고조=자동차 노조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막대한 영향력을 무기로 과도한 임금과 엄청난 복지 혜택을 누리게 했다는 점이 GM 몰락의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현재의 위기를 과장해서 무리하게 구조조정에 나설 것에 대비해 연대투쟁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며 “지금은 사측이 노조와 협력해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장점거 파업 중인 쌍용차 노조 역시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측이 GM 파산보호 신청 사태를 계기로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오전 정리해고 대상 1112명의 명단을 개별적으로 우편 통보하자, 노조 측은 사측의 우편물 수령을 전면 거부하는 등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부품업체들도 GM의 파산보호 관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GM대우 부품 납품 업체들은 심각한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GM대우의 1차 협력업체는 400여곳이며 2, 3차 업체까지 합치면 수천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완성차업체의 감산으로 부품사 부도가 속출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GM의 파산보호로 GM대우 협력사들이 부도나 법정관리 등 경영난을 겪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