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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만에 열린 우이령길 맨발로 걸으며 자연 느껴요”

입력 : 2009-06-01 10:53:30 수정 : 2009-06-01 1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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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여명 한마음 걷기대회 김신조 사건 이후 폐쇄됐던 삼각산 우이령길이 41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서울 강북구는 31일 우이령길의 일부 구간에서 시민 3000여명이 참가한 ‘한마음 맨발걷기 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우이동 그린파크 호텔 인근에 모여 산행을 시작했다. 5분여 동안 걸었을 때 우이령길 초입에서 흙길이 나타나자 시민들은 일제히 등산화를 벗어 구청이 나눠준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았다.

이어 맨발의 시민들은 5월의 햇살 아래서 흙기운을 느끼며 완만한 경사의 우이령길을 올랐다. 일부 시민은 나무 그늘에 앉아 준비한 오이 등을 나눠 먹으며 갈증을 달랬다.

노원구 상계동 주민 김진옥(47·여)씨는 “맨발로 우이령길을 오르니 시원하다. 흙기운이 밭 끝에서 온몸으로 전해지는 듯해 마음마저 상쾌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끊긴 덕에 잘 보전된 국수나무와 참나무 등 자연의 운치에 취한 일부 등산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경기도 양주에서 서울 우이동까지 북한산 자락을 잇는 우이령길은 모두 6.8㎞로 이날 산행은 서울시 구간인 3.1㎞에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1시간여를 걸어 서울과 양주의 접경인 우이령 정상에 도착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혔다. 정상에서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강북구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산상 음악회가 열려 등산객들의 피곤을 달래주었다.

시민들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등 교향곡을 듣거나 ‘고향의 봄’, ‘바위 고개’ 등의 노래를 함께 불렀고 음악회가 끝나고서 출발지를 향해 하산했다.

우이령길은 1968년 김신조 사건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인 124군 부대의 침투경로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 41년 동안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으나 환경부는 지난 2월 생태탐방로를 조성해 7월 초순부터 시민에게 개방키로 했다.

김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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