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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꺾여 수출 먹구름… 유가 요동쳐 물가 상승 우려

입력 : 2009-05-17 21:01:25 수정 : 2009-05-17 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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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등 직격탄… 무역수지 악영향
저성장·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실물엔 ‘돈가뭄’… 부동산은 양극화 심화
국내외에 글로벌 금융위기의 먹구름이 거쳤다는 주장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 새로운 암초가 등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해 수출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국제유가와 원자재 값마저 큰 폭으로 올라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깊게 만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풀린 자금이 넘쳐나면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고 있지만 내수시장을 비롯한 실물경기엔 찬바람이 여전하다. 부동산시장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불황이 깊고, 최근 활황을 타는 주가도 치솟는 원화 가치와 유가에 발목이 잡힐 조짐이다. 달러화가 폭락하고 원자재 값이 폭등하면 회복 움직임을 보이는 우리 경제가 다시 어려움을 겪는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율 올라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2일 1570.3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고점을 찍은 뒤 15일 1257.0원으로 마감돼 313.3원이나 급락했다. 두 달여 만에 너무 떨어진 환율을 걱정할 정도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처지다.

원화가치 상승은 금융시장과 경제심리를 안정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수입 단가를 떨어뜨려 기업의 비용을 줄이고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다 쓴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마냥 기뻐할 처지도 아니다. 환율 하락은 수출상품의 경쟁력 약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출 주력 상품인 자동차·반도체·디지털 가전기기 산업이 피해를 볼 수 있고, 환율 덕에 흑자 기조를 달리는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유동성은 많은데 실물엔 ‘돈 가뭄’=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고’를 활짝 열면서 시중에는 단기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달할 정도로 돈이 넘쳐나고 있다.

문제는 공급된 유동성이 금융시장에서만 맴돌고 정작 돈이 필요한 실물 부문에는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하이닉스반도체 유상증자에 26조원이나 몰린 것처럼 심각한 자산 거품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경기가 바닥도 확인되지 않는 상태여서 당국이 유동성을 거둬들이기는 어려운 처지다. 실제 BBB급 회사채의 금리는 아직 11%대의 고금리이고, 중소기업엔 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유동성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가·원자재 값 폭등 경기회복에 ‘찬물’=경기회복의 기대감과 유동성 공급 확대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 2월 한때 배럴당 40달러선으로 밀렸던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58.09달러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국재원자재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산업용 주요 원자재 값은 연초보다 최고 40%가량 올랐다. 이달 들어 19개 주요 품목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지난 2월 저점 대비 20%나 오른 상태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을 불러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둔화시킨다.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 시점에선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도하게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자원 보유국에 대한 수출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폭등·침체 두 개의 늪에 빠진 부동산시장=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줄줄이 풀어 헤치자 일부 지역에서 가격 폭등과 청약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 송도, 청라지구 등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 모델하우스에 연일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고, 청약에서는 최고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 3구는 4월 한 달간 2200건이 거래돼 2006년11월(2743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 3구에서는 가격도 치솟고 있다.

반면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부동산 거래는 여전히 한산하다. 지방의 부동산은 가격이 폭락한 채 거래마저 뚝 끊겼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도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지난 3월 미분양 주책은 16만5641가구에 이른다. 이는 정부가 미분양주택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최고치이다.

홍진석·최현태·이천종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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