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을 좋아할 수만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환율은 때에 따라서 독도 되고 약도 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내려가면 물가가 안정되고 소비는 늘어난다는 게 정설이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원자재가 상승이 겹쳐 이 정설이 통하지 않는 모호한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떨어지면 물가 안정으로 내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게 사실이지만, 원자재가 상승은 이와는 반대 현상을 이끌어 낸다”며 “지금은 환율과 원자재가의 변화보다는 국내 수요 침체가 심각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이 악영향을 받게 되고, 기업 투자가 부진해져 결과적으로는 내수도 나빠지게 된다”며 “현재로서는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수에 미치는 플러스 효과보다는 마이너스 영향을 더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추가 경정예산 등으로 내수를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환율이 하락하고 원자재 값이 오르면 재정정책의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부 악재들이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환율 급변동 방지 및 유가 상승 충격 흡수 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내수 활성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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