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내놓은 화합카드가 당 분열을 증폭시키는 부메랑이 돼 돌아오자 박 대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박 대표는 7일 “정치라는 것이 잘 생각해 보면 여러가지 방안도 있는 것”이라며 “좀 더 기다려보면 신뢰회복 조치도 나올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김무성 원내대표론’이 급부상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 대표 회동 하루 전(5일)이었다. 친이명박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김무성 카드가 갑자기 여권 고위 관계자들의 중지를 모은 것으로 변한 것이다.
박 전 대표와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는 절차는 밟지 않았다. 박 대표는 “어제 당청회동이 끝난 뒤 (박 전 대표와의) 직접 전화는 도저히 시간상 안 되겠고 간접적으로 이야기는 했는데…”라고 말했다.
안상수, 정의화, 황우여 의원 등 이미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3명과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 세 사람은 공히 “당 지도부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내놓은 것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반발했다.
결국 구체성이 결여된 ‘설익은 구상(김무성 카드)’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중립성향의 한 초선의원은 “박 대표가 너무 안이하고 경솔하게 판단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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