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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거절당한 경찰관, 권총으로 살해 후 자살

입력 : 2009-04-30 10:29:59 수정 : 2009-04-30 10: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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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또 부실한 조직관리 드러나…기강해이 도마에 경찰 간부가 짝사랑하던 30대 미용실 여주인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은 경찰의 부실한 직원 관리가 부른 참극이라는 점에서 기강 해이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전 10시20분쯤 전북 군산시 경암동 C미용실에서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조모(46) 경위가 미용실 여주인 A(37)씨의 머리에 권총을 쏜 뒤 자신도 자살했다.

A씨와 조 경위는 동군산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집 주인 문모(59·여)씨는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미용실 안에서 총소리가 들려 가보니 방바닥에 A씨와 남자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발견 당시 실탄 1발이 관자놀이를 관통해 피를 흘린 채 신음 중이었으며, 조 경위 역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실탄 1발은 유리창 틈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미용실 여주인을 좋아해 쫓아다니던 조 경위가 이날 미용실 내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순간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족과 피해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구대 팀장인 조 경위는 순찰요원이 아니지만 이날 오전 군산 바닷가에서 열린 집회 경비에 팀원들이 동원되자 순찰을 자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오전 8시20분쯤 지구대에 출근한 조 경위는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을 무기고에서 수령했고, 오전 9시30분쯤 부하 직원에게 “순찰차에 기름을 넣어오라”고 보낸 뒤 승용차를 타고 지구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유부남인 조 경위는 2007년 6월 미용실 부근 절도사건을 조사하던 중 유부녀인 A씨를 알았으며, 이후 이 미용실을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채무나 이성관계가 복잡한 경찰관은 관심 대상으로 분류해 총기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조 경위는 관심 대상에 올라 있지 않았다. 또 조 경위가 2년째 피해자 A씨에게 접근했지만 이런 사정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조 경위가 평소 근무태도가 성실하고 가정생활에도 문제가 없어 이런 내막을 알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경찰청은 지휘 책임을 물어 강이순 군산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박영조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총경)을 신임 서장으로 임명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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