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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의류 브랜드 ‘길거리표’로 전락

입력 : 2009-04-06 19:12:03 수정 : 2009-04-06 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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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에 판매부진 심화… 도산·사업축소
김창숙 부띠끄 매장 등 생존 건 땡처리 잇따라
백화점 ‘고별전’으로 사라지는 브랜드도 늘어
6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철 사당역에 위치한 ‘김창숙 부띠끄’ 매장.

15평 남짓한 매장 안에는 빨강, 파랑, 노랑 등 화려한 색상의 의류들이 진열대에 빼곡히 걸려 있었다. 김창숙 부띠끄는 40∼50대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경영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지금은 지하철 매장 등을 전전하고 있다. 가격도 정상가의 70∼80% 할인된 ‘땡처리’ 수준이다.

김창숙 부띠끄 인근 남성정장 매장에서는 신사복 상하 1벌을 1만원∼3만원에, 나이키 매장에선 의류와 신발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유층 주부들이 즐겨 입던 브랜드와 유명 스포츠 의류가 헐값에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것은 국내 의류산업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이미 수많은 브랜드들이 부도 등으로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눈물의 할인행사 고급 의류브랜드로 유명했던 ‘김창숙 부띠끄’가 최근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하는 가운데 6일 서울 지하철 사당역에 설치된 임시 판매점에서 고객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지차수 선임기자
국내 의류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의류업체들이 장기 불황으로 판매 부진이 심화되면서 경영난으로 도산하거나 브랜드사업 정리, 매장 철수 등 사업을 축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른 품목에 비해 할인행사가 많고 할인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의류업체들은 생존을 건 ‘땡처리 할인행사’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저가에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6∼9일 ‘SFAA(Seoul Fashion Artist Association)+국가대표 디자이너 대전’을 전개한다. 이번 행사에는 디자이너 손정완과 최연옥, 이상봉 등 국내 최정상 17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해 이월상품을 정상가 대비 최대 80% 저렴하게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김대수 팀장은 “이번 행사는 그동안 가격이 비싸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국내 최고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옷을 최고 80% 저렴하게 구할 기회”라면서 “그동안 자존심으로 버텨왔던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격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계속된 불황에 ‘눈물의 고별전’을 끝으로 백화점 매장에서 사라지는 의류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모기업의 부도로 브랜드사업을 접는 남성정장 브랜드 ‘트래드클럽’은 오는 7일까지 롯데백화점 강남, 인천, 일산 등 7개 점포에서 3만원, 5만원, 7만원에 신사정장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도 여성 캐주얼 브랜드인 ‘스토리아 디 돈나’가 오는 19일까지 고별전을 실시한다. 전 상품을 최대 50% 할인판매한다.

이에 앞서 ㈜발렌타인 남성셔츠 브랜드 ‘밀라숀’과 남녀 패션브랜드 ‘엠볼리’, 남성 패션브랜드 ‘벤셔먼’, 캐주얼 브랜드 ‘망고’, 여성의류 ‘마리끌레르’ 등이 주요 백화점에서 고별전을 실시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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