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올림픽 금메달만 남았다
“마침내 꿈이 이루어졌다.”
김연아(19·고려대)가 29일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200점대를 돌파하면서 피겨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고된 훈련과 부상, 열악한 환경 등 수많은 역경을 딛고 진정한 ‘피겨 여왕’ 자리에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김연아는 총점 207.71점을 받아 2위 조아니 로셰트(191.29점·캐나다)를 무려 16점차 이상으로 따돌리며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지난달 4대륙선수권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당분간 김연아의 독주가 예상된다는 전문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내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릴 2010 동계올림픽에서 우승하면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세계선수권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김연아가 이만큼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에는 환희와 좌절이 뒤섞여 있다. 1990년 9월 경기도 군포에서 태어난 김연아는 1996년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어 ‘피겨 신동’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 6가지 점프 기술 중 악셀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뛰었던 김연아는 2002년 4월에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 첫 국제대회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한국 피겨 환경은 척박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고, 변변한 연습장은 고사하고 후원사 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연아는 2004년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 ‘신화 창조’의 출발점을 알렸다. 이어 그는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2005∼06시즌에 김연아는 두 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석권한 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과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까지 획득, 한 시즌에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세우며 시니어 무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본격 성인 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즈음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허리 부상의 악몽에 시달리게 된 것. 2006∼07시즌 김연아는 아픈 허리와 스케이트 부츠 문제가 겹쳐 은퇴까지 고려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06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허리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맞고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때 김연아는 아사다를 제치고 역전 우승하며 ‘인간 승리’ 드라마를 연출했다.
2007년과 2008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는 2008∼09시즌에도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를 노렸지만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김연아는 지난 2월 열린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으로 1위에 올랐고,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고점으로 우승해 명실상부한 ‘피겨 퀸’ 에 등극했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김연아는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감격에 젖었다. 그 눈물 속엔 파노라마처럼 지나간 지난 세월의 고통과 기쁨이 함께 녹아 있었다.
박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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