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전원재판부는 각각 8살짜리 어린이를 유괴해 부모에게 돈을 요구했다가 기소된 김모씨 등 2명이 “유괴 아동 부모한테서 실제로 금품을 받았을 때와 요구만 했을 때를 똑같이 처벌하는 건 평등권 침해”라며 낸 헌법소원을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형법은 미성년자를 약취·유인한 자를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특가법은 이에 덧붙여 보호자한테서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이를 요구한 때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미성년자를 약취·유인하고 보호자 우려를 이용해 재물을 요구하는 행위는 피해자 측에 잊을 수 없는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주며 가정과 사회 불안요인이 되는 중대 범죄로, 유사 범죄보다 법정형을 높게 규정했더라도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미성년자 약취·유인은 모방성, 전파성이 매우 강하고 인명침해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므로 사전에 차단할 방법으로 법정형을 엄하게 정한 것을 수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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