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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만 들어도 뇌파 조절돼 '환각효과'…'사이버 마약' 급속 확산

입력 : 2009-02-20 10:59:22 수정 : 2009-02-20 10: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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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주파수 이용한 '아이도저' MP3 파일로 유통

다음 카페 회원만 2300명… 체험기 속속 올라와
소리를 들으면 뇌파 조절을 통해 실제 마약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이른바 ‘사이버 마약’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자칫 호기심 많은 청소년에게 마약류의 유해성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속이나 처벌 근거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에는 ‘아이도저(I-Doser)’로 불리는 사이버 마약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다음에 개설된 아이도저 관련 카페에는 개설 이틀 만에 회원이 2300명을 넘었다. 네이버에서도 여러 카페를 통해 사이버 마약과 관련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MP3 파일 형태로 유통되는 아이도저는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알파파(7∼13㎐)와 지각 꿈의 경계상태로 불리는 세타파(4∼8㎐), 긴장 흥분 등 효과를 내는 베타파(14∼30㎐) 등 각 주파수 특성을 이용해 사실상 환각상태에 빠져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것이 최근 국내에 알려졌다.

아이도저 사이트에서는 항불안성, 항우울성, 마약성, 진정제, 성적흥분 등 모두 10개 부문으로 나눠 73개의 아이도저 MP3 파일이 제공된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들어보니 효과가 있었다. 없었다’는 식의 체험기가 나돌면서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한 네티즌은 “들어보니 실제로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분전환 효과는 있는 것 같은데 듣고 나니 머리만 깨질 듯 아팠다”는 체험담을 올렸다. “구토나 어지럼증을 느꼈다”며 절대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뇌파전문연구소인 한국뉴로피드백연구소가 음원을 분석한 결과 아이도저 파일에는 뇌에 환락·동물적 쾌감을 느끼게 하는 자극성 파장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정욱 연구소장은 “이 파일을 계속 듣다 보면 뇌의 한 부분만 자극받게 돼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심하면 감정·충동 억제를 못하고 기억력·창의력이 떨어지게 된다”며 “특히 청소년들은 외부 자극에 약하고 사리판단이 명확하지 않아 쉽게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에게 마약에 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의 경우 마약의 위험성을 안이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단속할 근거가 없어 속수무책이다. 마약법 적용대상인 의약품 등 물질에 해당하지 않아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관계자는 “일부 파일에 여성의 음란한 음향이 있어 청소년들에게 정서적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현행법상 처벌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음란성 부분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중히 심의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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