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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0주년' 이미자 "영원히 '촌스러움'으로 남고 싶다"

입력 : 2009-02-09 17:54:42 수정 : 2009-02-09 17: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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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한때 유행 따라 발라드 부를까 고민도…후배들, 가슴으로 전달하는 노래 불렀으면”

가수 이미자가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현재까지 2100 여곡에 달하는 가요 사상 최다 취입곡을 기록하며 약 500여장의 최다 앨범판매 기록을 세우며 50여년간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50주년 맞이하여 전국 콘서트와 함께 기념 음반도 발매한다. 오는 4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도시의 팬들을 찾는다. 50주년 기념 앨범에는 70여곡의 과거 히트곡과 30여곡의 옛 가요 명곡 그리고 1곡의 신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은’을 담아냈다.

이미자는 9일 오후 조선호텔에서 열린 ‘이미자 50주년 음반발표 및 전국순회공연’ 기자간담회에서 “가요계 데뷔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50주년이 됐다”며 소감을 전한 뒤 “그저 50년 동안의 남겨놓고 싶은 얘기도 있었고 선물하고 싶은 얘기도 있었고 영원히 사랑해달라는 마음도 있었다.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감사하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1959년 데뷔했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다른가

어려운 시기에 50주년을 맞이했다. 내가 데뷔할 당시에도 그때가 가장 어려울 시기라고 할 때였다. 그래서 그런지 내 노래로 좀 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보탰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노래들이 경쾌하고 명랑한 것은 별로 없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노래들이 많아 시기적으로 잘 맞지 않나 싶다.

 
- 평소 즐겨 부르는 노래와 애착이 가는 자신의 노래는

즐겨 부르는 노래는 따로 있는데 누구 노래인지 밝히진 못하겠다. 내 노래 중 애착이 가는 노래는 ‘동백 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이렇게 세 곡이다. 이유를 말씀드리면 금지곡으로 묶여서 20년 이상을 부를 수 없는 역경을 겪었던 노래들이다. 해금이 된 이후 그 곡을 열심히 불렀고, 아직도 어디 가서나 빠짐없이 꼭 부른다.

- 금지곡이 풀린 후 청와대에서도 그 노래들을 불렀었는데 가장 애청했던 대통령은 누구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내 노래를 많이 사랑해주셨다. 김종필 총재 또한 아코디언으로 직접 내 곡을 연주했던 것을 기억한다.

- 다시 태어나도 가수가 되고 싶은가

다시 태어나면 가수가 아닌 평범한 가정 주부로 남고 싶다

-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가수가 있었는지

패티김과 종종 라이벌로 이야기 되는데 나와 데뷔가 비슷하지만 작년에 이미 50주년 콘서트를 하셨고, 나보다 선배라고 생각한다

- 신곡을 ‘내 삶의 이유 있음을’로 정한 이유는

50주년 맞으면서 내 가요 인생을 담은 뜻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시인 선생님께 어렵게 노랫말을 부탁했다. 김소엽 님과 장지연 님이 같이 지어 주셨다. 50년 걸어온 길을 담았다.

- 취미나 다른 관심사가 있다면

취미도 없고 그냥 노래만 부르며 살아왔다. 어렸을 때부터 일찍 데뷔해서 지금까지 노래만 불러왔다. 일에 열중하느라 다른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 요즘 활동하는 가수들에 대한 소감은

신세대 가수들 모두 잘하고 있다. 시대 변천에 따라 나무랄 수는 없을 만큼 열심히 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예전 노래들은 풋풋한 정이 있는 반면 지금 곡들은 흥을 위주로 하는 것 같다. 가수란 노래를 통해 아픔과 기쁨을 전달하는 역할인데 지금은 전부 흥겨운 것만 전달하는 것 같다. 가슴 아프고 울고 싶어지는 노래를 요새 가요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후배 가수들도 가슴으로 전달할 수 있는 노래를 불러주면 어떨까.

- 신세대 가수들 중에 눈에 띄는 후배가 있다면

원더걸스와 빅뱅 등 다 안다.

-데뷔 50년 동안 목소리에 대한 변화는

이번 기념 음반을 녹음하면서 음 폭과 높낮이에 변화가 없는데 힘주는 부분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없어지지 않았나 싶다

- 목 관리 노하우나 노래 부르기 전 징크스가 있다면

자극성 있는 음식은 피한다. 아무래도 목에 안 좋으니까. 그 이외에는 특별히 없다.

-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예전에는 요즘처럼 광적인 팬은 없었다. 좋아해도 속으로 좋아하고 미소로 좋아했지. 지금처럼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은 못했던 것 같다

-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노래는 정석을 떠나지 말아야 한다. 가사 전달이 정확해야 하고 음을 정확해야한다. 요즘에는 가사 전달을 정확하게 안하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 주위에서 가수로 데뷔하고 싶다는 말을 할 때면 어떤가

예전에는 실력 있고 가창력이 있으면 데뷔하기 쉬웠다. 실력 하나로 데뷔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주위 환경과 여건이 중요한 것 같다.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고 여러 매스컴이 있다 보니까 한군데 치우칠 수도 없고 힘든 것 같다

- ‘이미자’라는 이름이 주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을 것 같다.

1960년대 내가 동백아가씨 나온 이후에 그 당시 서구풍의 리듬과 음악이 많이 유행할 때였다. 내 노래는 무조건 촌스러운 노래로 완전히 못이 박힐 정도가 됐었고 지성인들이 ‘동백아가씨’를 부르면 질 낮은 사람이라고 깔볼 정도였다. 이미자는 촌스러운 가수며 내 노래는 촌스러운 노래라는 이미지가 붙었었다. 어린 마음에 나도 발라드나 서구풍의 노래로 바꿔볼까 하는 유혹도 있었다. 내 자신이 변변찮아서 바꿀 수 있는 용기도 없어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노래 불렀다. 지금은 지켜왔다는 것에 너무 큰 보람을 느낀다.

- 그러한 ‘촌스러움’을 탈피하고자 했던 적도 있나

나는 촌스러움을 다 갖춘 사람이다. 영원히 촌스러움으로 남겠다.

- 이번 50주년 콘서트를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공연이 마지막 공연이다’ 라는 생각으로 온 정신을 다해서 보담을 드리는 일밖에 없다.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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