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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수 역할을 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비보이팀 ‘갬블러’ 리더 장경호. |
남몰래 브레이크 댄스를 추던 뒷골목 춤꾼이 세계를 평정하고 지금은 대학에서 비보이 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 세계 최고의 비보이를 꿈꾸며 성공적인 삶을 이룬 장경호(26)의 얘기다.
비보이팀 ‘갬블러’에서 리더로 수년째 활동 중인 그는 지난해부터 부산예술대학 무용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유럽과 미주지역 등 전 세계 50여개국을 돌며 한국의 비보이 문화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비보이 춤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정책적인 도움이나 기업 스폰서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우리 힘만으로 여기까지 올라왔으니까 대단한 거죠.”
장경호는 2002년 ‘갬블러’를 결성한 후 국내대회는 물론 2004년부터 ‘춤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독일의 ‘배틀오브더이어’와 미국의 세계대회 ‘비보이 호다운’ 등을 휩쓸며 비보이 최고수로 우뚝 섰다.
“60개팀이 참가한 국내대회에서 우승하고 세계대회 진출권을 따냈을 때 가장 기뻤어요.”
2006년 12월에는 다른 나라가 단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는 미국의 ‘비보이 호다운’ 세계대회에 나가 종주국을 자처하는 그들의 자존심을 꺾고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장경호는 태권도와 국악 등을 접목시킨 비보이 문화를 유럽 등지에 소개하며 ‘한류’를 알리는 데 적극적이다.
그는 마땅한 연습 장소를 구하지 못해 연예인 댄스 연습실이 비어 있는 시간을 틈타 주로 새벽에 팀원들끼리 호흡을 맞추며 춤 실력을 키웠다. 4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남들보다 빠른 운동감각을 지닌 그는 초등학교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의 힙합 춤을 보고 따라하다가 비보이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국위 선양을 하는 젊은이들로 인식이 많이 좋아져 뮤지컬, 연극, 방송인, 교수, 댄스강사 등 다양한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영화에 이어 대규모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한류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비보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주문하면서 “훌륭한 비보이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글 추영준, 사진 이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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