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속리산 ‘정이품송’ 또 수술대에

입력 : 2009-02-03 10:09:51 수정 : 2009-02-03 10:09:51

인쇄 메일 url 공유 - +

폭설·강풍에 썩은 줄기 제거… 뿌리성장 막는 복토층도 없애
수세약화로 고사위기에 처한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사진)이 기력회복을 위해 또다시 대수술을 받는다. 2일 보은군과 문화재청은 올해 2억5000만원을 들여 정이품송의 썩은 동북쪽 큰 가지(지름 25㎝) 줄기를 제거하고 뿌리 성장에 지장을 주는 밑동 주변 복토층도 제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거될 줄기는 1993년 강풍에 부러진 뒤 꺾인 부위를 잘라내고 방부처리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지난해 정밀진단 결과 목질부가 썩어 몸통까지 번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수술에서는 그동안 폭설과 강풍에 부러졌거나 말라죽은 7∼8개의 가지를 정밀 조사해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빗물 등이 스며들지 않도록 방부처리한 뒤 인공수피를 씌우는 수술도 병행된다. 뿌리 생장을 막는 원인으로 지적되는 도로쪽 복토층도 제거된다.

이 복토층은 1974년 속리산 진입도로 확·포장 때 인근 도로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채워진 것으로, 뿌리와 근경부(뿌리와 줄기가 이어지는 부분) 부패의 원인으로 지적돼 7년 전 두께 50㎝가량이 제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시 전체 복토층이 제거되지 않아 아직도 10∼30㎝ 두께의 불필요한 흙이 덮여 있으며, 이 흙이 뿌리 생장과 호흡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보은군 정유훈(36) 학예연구사는 “잔뿌리가 지표면까지 올라오도록 뿌리 부분을 덮고 있는 복토층을 모조리 제거하고 소나무 방풍림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날씨가 풀리면 곧바로 공사에 나서는 한편 솔잎혹파리 등 병충해도 방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조 7대 임금인 세조(1455년∼1468년) 행차 시 어가 행렬이 무사히 통과토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고 전해지는 이 나무(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4.7m)는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투병했으며 1993년 이후 4차례 강풍과 폭설 피해를 봐 4개의 큰 가지 중 3개를 잃었다.

보은=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최지우 '완벽한 미모'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