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山·아파트·체육시설 건립등 제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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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폐쇄된 베를린 템펠호프 공항. |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베를린 시는 지난 19일까지 접수해 현재 검토 중인 10여건의 재개발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이중 ‘컬럼비어 스트립’ 계획은 공항 부지에 대규모 홍등가를 설치하자는 것으로 슈피겔은 “아파트, 공원, 체육시설 등과 같은 평범한 제안에 비해 특출난 것으로 상당히 실용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베를린의 건축가인 야콥 티거스는 평지인 베를린의 지형을 감안, 이곳에 1000m 높이의 인공 산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세계적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는 세계의 부자들을 위해 초호화 의료시설을 건설하자는 계획을 내놨었다. 이 회사는 3억5000만유로(한화 약 6212억원)를 들여 대규모 건강.
웰빙 센터를 세울 경우 부자나 유명인들이 자가용 비행기로 이곳으로 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성형수술을 받는 등 편안하게 건강을 돌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를린의 3개 공항 중 하나였던 356ha 규모의 템펠호프 공항은 지난해 10월30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베를린 시는 도심에서 가까운 템펠호프 공항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경우 베를린의 면모를 일신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러시아 군대, 그리고 1720년부터 1차 세계대전까지 통일 독일군의 군사행렬 장소로 이용됐던 이곳은 1909년 프랑스인 아르망 지펠이 첫 비행시범을 보이면서 ‘비행장’으로서 역할을 시작했다. ‘라이트 형제’ 중 형인 오빌 라이트가 같은 해 역시 이곳에서 시험비행을 했다.
템펠호프 공항이 공식 개항한 것은 1923년 10월8일. 뒤이어 독일 국적항공사인 루프트한자도 1926년 이곳 템펠호프 공항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개항 당시에는 활주로와 관리동 각 1개, 그리고 몇 개의 나무 격납고가 전부인 초라한 모습이었으나 아돌프 히틀러가 유럽의 허브 공항인 동시에 독일의 힘을 상징하는 ‘에어 스타디움’을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현재의 거대한 건축물이 세워졌다.
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연합군의 공습에 맞서 수도 베를린을 방어하는 독일공군의 본거지 역할을 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공산주의에 맞서는 상징물로 떠올랐다.
미군 관할 지역으로 편입된 템펠호프 공항은 1948년 소련이 서베를린 봉쇄를 단행했을 당시 미국 주도의 서방 연합군이 서베를린 시민을 위해 수십만t의 식량과 연료를 수송한 ‘베를린 공수(空輸) 작전’의 중심지였다.
황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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