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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농성 철거민 진압중 6명 사망…경찰 '과잉진압' 논란

입력 : 2009-01-21 09:47:24 수정 : 2009-01-21 09: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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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서울청장이 특공대 투입 최종승인"

韓총리 "깊은 유감… 경위 신속·철저 조사"
경찰이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주민들의 건물 점거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등 6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농성자들이 시너 통을 쌓아두고 화염병을 던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특공대를 무리하게 투입하는 바람에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해 ‘과잉 진압’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특공대 투입 전 일선 경찰이 농성장에 시너 등 위험 물질이 많아 진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 N건물에서 전날부터 점거농성 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면서 이모(70)씨 등 농성자 5명과 경찰 특공대 김남훈(32) 경장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45분 기중기를 이용, 경찰 특공대원이 탄 컨테이너를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진압을 시작했다. 하지만 40여분 만인 7시25분쯤 철거민들이 옥상에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 망루는 1분도 안 돼 무너졌다.

경찰은 “농성자들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시너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불이 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철거민들이 시너 70여통을 쌓아두고 화염병을 던지는 극한 상황에서 농성 하루 만에 서둘러 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무리한 강경 진압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용산경찰서에서 진압 전 농성 현장에 시너 등 위험 물질이 많아 진압에 신중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상부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서 관계자는 “진압 작전 전에 ‘많은 시너통이 옥상에 올라갔고, 시너 등 위험 물질이 많아 진압에 신중해야 한다’는 요지의 보고서가 상부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김수정 서울경찰청 차장은 이와 관련, 브리핑에서 “ 먼 발치에서 봐 흰 통인 건 알았지만 시너인지는 몰랐다. 화염병 제조용으로 봤는데,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경찰 특공대 투입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9일 오후 대책회의에서 최종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도 불거질 조짐이다. 한편 한승수 국무총리는 “정부는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과 경위를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정병두 1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검사 7명 등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해 진상을 규명하는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경찰의 진압 작전 판단 및 과실과 관련, 조만간 이번 작전의 지휘 라인에 있던 경찰 간부들을 불러 조사하고 전국철거민연합회의 불법적인 개입도 수사할 방침이다.

김재홍·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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