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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폴리머배터리 |
LG화학이 차세대 성장사업인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선도업체인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승기를 잡았다.
LG화학은 2010년 선보일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에 장착되는 리튬이온 폴리머배터리의 단독 공급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LG화학과 GM 두 회사는 미국 디트로이트 현지에서 열린 ‘2009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시보레 볼트 양산형 모델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LG화학은 2010년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 6년간 GM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기존 하이브리드차(HEV)용 배터리 생산라인이 있는 충북 오창 테크노파크에 2010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GM용 배터리 양산 채비를 갖출 계획이다.
LG화학이 GM에 공급하게 될 배터리는 크기 180㎝, 무게 180㎏, 전력량 16㎾h의 리튬이온 폴리머배터리다. 현재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제공한다.
배터리 형태가 ‘캔’ 타입이 아니라 가방식인 파우치 스타일이어서 폭발 위험이 없고, 배터리 수명도 길다.
GM의 릭 왜거너 회장은 “LG화학을 선정한 것은 제품 성능과 안정적 양산 능력, 효율성, 내구성은 물론 품질 분야에서의 성과가 매우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LG화학 60여년 역사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초대형 사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베터리 부문에서 일본을 제치고 GM에 납품하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에 따라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하는 등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사업을 LG화학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시보레 볼트를 30만대가량 판매한다고 예상했을 때 LG화학은 약 2조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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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반석 LG화학 부회장(왼쪽)과 릭 왜거너 GM 회장이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10년 GM이 양산할 세계 첫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 앞에서 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LG화학 제공 |
GM의 시보레 볼트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전기자동차이다.
배터리가 동력 보조수단으로만 작용하던 기존 하이브리드차와는 달리 순수 배터리 힘만으로 구동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이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7200만대 중 하이브리드카는 약 70만대로 0.9%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환경 규제와 석유 고갈 우려 등으로 앞으로 관련 시장규모는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중국 자동차업체도 전기 자동차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13일(현지시간) 중국 배터리, 자동차 생산업체 BYD가 전기 자동차 판매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12월 BYD가 중국 시장에서 F3DM이라는 전기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BYD는 중국 판매를 시작으로 2010년까지 미국과 유럽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왕촨푸(王傳福) BYD 대표는 최근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BYD가 곧 미국에서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11년 전기자동차를 미국에서 출시하고 적절한 시기에 미국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YD는 이 같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미드아메리카에너지홀딩과 협력할 예정이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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