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의 참상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알 쿼즈 병원 의료진인 하잇탐 아드그하이르는 이스라엘 공격 지점 인근에 널브러진 팔레스타인 주민 시체를 쥐와 개들이 뜯어먹는 것을 동료들이 봤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제이툰 인근 마을에서는 4명의 아이가 엄마 시신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가자지구 병원마다 부상자가 넘쳐나고 있지만 의료품과 수용 시설이 부족해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 가자지구 의료 체계가 붕괴돼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의료진의 활동마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내에는 400여명의 의료진이 목숨을 걸고 일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황이라고 피난민과 다를 게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숨진 팔레스타인 의료진은 21명, 부상자는 30명에 달한다. 구급차도 11대나 파괴됐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구호 요원의 현장 접근을 지연시키고 의료진에 발포하기도 한다”고 비난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에너지와 상수도 인프라도 초토화된 상황이다. 현지 발전소는 발전을 중단해 주민 3분의 2에 전기까지 끊겼고, 절반 정도의 가구에는 물도 공급되지 않는다. 2만1000여명이 집을 떠나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등 피난처로 대피했지만, 이곳마저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주민 절반가량은 유엔의 구호 식량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
최근 유엔 학교에 대한 공격으로 국제사회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이스라엘이 민간 구호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 피해를 줄이려고 적십자 측과 휴대전화로 구급차 이동 등을 사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구호 요원이 느끼는 위협은 줄지 않았다.
가자지구 내 유엔의 한 고위관리는 “가자지구는 대재앙의 꼭대기에 있다”고 말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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