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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악몽 잊었나…고개드는 '위탁급식 전면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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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2010년 직영 의무' 삭제 개정안 발의

학부모·시민단체 "개악"… 정치권 강력 비난
지난달 25일 충남 연기군의 A초등학교 학생 30여명이 학교 급식으로 식중독 증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전북 정읍의 B중학교에서 학생 13명이 수업 중 복통·구토를 일으켜 치료를 받았다. 여름철에 잦을 법한 식중독 사고가 겨울철에도 잇따라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학교급식법’이 개정된 지 2년이 다돼 가지만 핵심인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치는 전무하다. 당시의 대대적인 법 개정 홍보가 무색할 정도다. 최근 들어선 학교급식 직영화 유예시한(2010년 1월)을 앞두고 직영의무를 삭제하는 개정안까지 발의되면서 학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 ‘지지부진’=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 7월 각급 학교에 우수 식자재 공급을 위한 ‘급식지원센터’ 설치와 직영급식 의무화를 담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했다. 2006년 6월 A사의 학교급식으로 2주 동안 3000명이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법에는 지자체별로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 조항이 ‘권고’에 그치고, 설치와 운영도 지자체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자연히 지자체들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설치를 미뤘다. 전국의 지자체 가운데 광주 북구 등 일부에서 조례를 제정했고, 경상북도가 내년부터 지자체 15곳에 순차적으로 지원센터를 설치키로 했을 뿐 실제 가동 중인 곳은 전무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원센터 설립은 지자체 조례가 만들어져야 하고, 임의규정이어서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면서 “지난해 1월 법이 시행됐기 때문에 (지원센터 설립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자체 입장은 다르다. 지원센터 설치 외에 식재료 전문가 등 인력과 차량 운용 등을 감안할 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로는 큰 재정 압박요인이라고 볼멘소리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뒤치다꺼리는 지자체가 해야 할 판이다.

◆거꾸로 가는 학교급식=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인천남동을) 등 17명이 학교급식을 ‘직영’과 ‘위탁’ 가운데 선택하도록 하는 내용의 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급기야 전국에서 직영비율이 가장 낮은 서울의 국·공립중학교 교장단이 위탁급식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는 학부모 서명운동까지 추진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직영급식을 반대하는 학교 측은 시설미비, 과중한 업무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돈 문제를 떠나 수치상으로도 직영과 위탁 가운데 학내 식중독 비율은 ‘위탁’이 월등히 높다.

교과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일어난 학내 식중독 사고 167건 1만4000여명 가운데 위탁은 78건 7117명으로 환자 수와 건수로 각각 50.4%, 46.7%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1만1196개 초·중·고 전체 급식 가운데 위탁급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11.4%, 1281곳인 것을 감안하면 위탁급식의 식중독 사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대변한다.

학부모·시민단체들은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을 강력히 비난하고, 학교급식법 개악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성명서에서 “학교의 재정부담이 이유라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타당한 대안”이라며 “정부 차원의 학교급식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지자체의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치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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