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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근 50억·박연차 비자금 200억 용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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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용처 추적 박차… 정관계 불똥 튀나
“오늘은 인사만 하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 앞에서 방문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오늘은 이렇게 인사만 하겠습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김해=연합뉴스
2일 노건평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검찰 수사의 무게중심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수감 중) 전 농협중앙회장 쪽으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박 회장은 홍콩, 베트남 등지에 설립한 해외법인 이익금을 배당받으며 소득세를 탈루하는 수법으로 약 2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세종캐피탈로부터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게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 50억원을 받았다. 노씨 수사를 일단락 지은 검찰은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밝히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박연차 200억원 어디로=현재 박 회장 관련 비리 의혹은 대검 중수부 중수2과가 맡고 있다. 수사팀은 “국세청이 고발해온 탈세 혐의,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매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 농협 자회사 휴켐스 헐값 인수 혐의 등이 전부”라는 입장이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박 회장이 회사 돈을 빼돌려 조성한 비자금을 정·관계에 뿌렸다는 의혹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박 회장은 로비의 ‘귀재’로 통한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신발업체 대부분이 고전하고 있지만 그의 회사만은 건재하다. 외국 유명 신발회사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을 뺨치는 로비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적 후원자였다. 그가 참여정부 임기 내 의욕적으로 사업 확장을 꾀한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농협 자회사였던 휴켐스를 ‘헐값’에 사들인 데 이어 남해화학까지 인수하려다 좌절한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농협 내부에서 (박 회장에게) 절대 매각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남해화학도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 회장이 조성한 미심쩍은 ‘뭉칫돈’은 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6년 초 휴켐스를 싸게 인수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정 전 회장에게 20억원을 건넨 정황을 이미 포착했다. 휴켐스 인수 과정이나 남해화학 인수 시도에서 다른 농협 임원들에게도 로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노 전 대통령 측근 안희정씨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은 그가 지난 정권 내내 참여정부 실세들을 ‘관리’했을 개연성을 시사한다. 부산·경남 지역 국회의원들의 ‘돈줄’ 노릇을 해왔다는 의혹이 일부 드러날 경우 인화성 강한 정치사건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정대근 50억원 어디로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세종캐피탈에서 받은 50억원의 자금추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간 대검 중수부 중수1과는 노씨와 직접 연관된 30억원 수사에 진력하느라 이 부분을 다소 소홀히 했다. 검찰은 “바짝 속도를 내 이번 주까지 용처 추적을 끝내겠다”고 말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노씨와도 친분이 깊은 정 전 회장은 참여정부의 또 다른 ‘실력자’로 통했다. 그는 고(故) 박홍수씨가 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던 시절 사석에서 서로 말을 놓고, 농림부 국장급 간부들을 부하 취급했다고 한다. 농협의 증권업 진출에 반대하던 농림부가 2005년 말 갑자기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은 그의 힘이 어느 정도였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50억원의 사용처와 관련해 가장 눈여겨볼 곳이 농림부다. 검찰은 농협이 증권사 인수를 위해 농림부에 집요하게 로비한 정황을 이미 포착했다. 고인이 된 박씨야 어쩔 수 없지만, 당시 농협을 감독하던 농림부 간부들은 검찰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2006년 초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가 일사천리로 추진된 이유를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서 찾고 있다. 새 법률은 ‘농협이 증권사를 인수할 때 감독기관인 농림부뿐 아니라 금융감독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법률 개정을 지연시키거나 개정 전에 인수를 마무리 짓고자 참여정부 실세와 국회의원들에게 로비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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