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몇가지 단서 이미 포착했다"
로비자금 80억 용처 파악은 난항
세종증권 매각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전방위 압박이 ‘봉하마을’을 향해 차츰 조여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까지 출국금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과 전 정권 실세들 간에 ‘전면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노건평씨 매각 개입했나=건평씨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 정화삼씨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이 농협중앙회에 좋은 조건으로 매각되도록 힘써 주겠다”며 건평씨 이름을 거론했다는 부분이다. 매각 과정에서 정씨와 접촉한 세종캐피탈 측 관계자 일부가 검찰에서 이렇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이뤄진 2006년 초는 참여정부 시절 ‘봉하대군’이라고 불린 건평씨의 위세가 대단할 때다.
두 번째로 건평씨가 정말 세종증권 매각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일단 건평씨는 세종증권 인수 결정권을 쥔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 회장과 가까운 사이다. 2004년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사장 연임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로 기소된 ‘전례’도 있다.
검찰은 건평씨 관련 의혹에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형이란 점 때문에 불필요하게 따라붙을 수 있는 정치적 오해를 경계해서다. 만약 정씨 형제가 건평씨 이름을 팔았을 뿐이고 또 건평씨가 세종캐피탈 측 자금을 안 받았다면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검찰은 제기된 의혹들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단서를 이미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중수부 관계자는 “건평씨가 검찰의 수사 대상인 것은 맞다”는 말로 조만간 소환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80억대 로비자금 추적이 관건=세종증권 매각비리와 관련해 검찰은 줄곧 “빨리 수사해 올 연말까지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24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임채진 검찰총장 역시 중수부 수사팀에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껏 검찰 수사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순항할지는 의문이다. 정 전 회장이 직접 받은 50억원, 정화삼씨 형제가 챙긴 29억여원 등 세종캐피탈에서 빠져나간 80억원 가까운 돈의 최종 용처를 밝혀내는 작업이 남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돈은 베테랑 자금추적 요원들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매우 복잡한 돈세탁 과정을 거쳤다. 이날 구속된 정씨 형제는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한테서 29억여원이 든 통장을 받은 뒤 이 돈을 여러 차명계좌로 분산했다. 정 전 회장이 홍 사장에게서 50억원을 받은 수법도 치밀하다. 세종캐피탈 자문사 대표가 운영하는 I사 명의의 농협 계좌에 돈을 입금토록 한 뒤 이를 경영자문 수수료로 가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80억원이 뭉칫돈으로 이동하지 않고 잘게 쪼개진 채 움직여 일일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다만 ‘모든 로비 흐름은 인수 결정권자인 정 전 회장에게로 통한다’는 상식적인 판단에 희망을 걸고 있다. 몇 개 통로를 거쳤든 로비의 귀착점은 결국 정 전 회장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비리 혐의로 수감 중인 정 전 회장의 ‘입’을 여는 게 검찰로선 급선무인 셈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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