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급 해상도… 도로의 글자까지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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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을 항공사진으로 본 모습. 최대치로 확대할 경우 항공기 소속을 구별할 수 있다. 다음 제공 |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문이 열릴 것이다.”
인터넷포털 다음이 선택한 차세대 킬러 콘텐츠는 ‘지도’였다. 다음은 14일 제주 글로벌미디어센터(GMC)에서 3차원 입체(3D) 기술을 토대로 한 항공사진(스카이뷰)과 실제 거리사진(스트릿뷰) 서비스를 공개했다.
다음은 이날 ‘글로벌 검색황제’ 구글의 위성지도 및 거리사진 서비스와 조목조목 비교하며 한판 승부를 선언했으며, 야후 등은 경쟁 상대로 고려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내비쳤다. 특히 국내 포털업계 1위 네이버를 겨냥해서도 “장차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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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일대 항공사진(스카이뷰) 페이지에서 여의2길 인근을 거리사진(스트릿뷰)으로 띄운 모습. 다음 제공 |
◆“구글 나와”… 품질에 자부심=다음은 전국 50㎝급 해상도의 디지털 항공사진 지도서비스인 ‘스카이뷰’로 포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구글의 현재 위성사진(퀵버드 위성 제공) 서비스는 해상도가 1m급이며 주요 도시에만 60㎝급 사진이 적용된다. 해상도 1m는 모니터 상의 1픽셀이 실제에서 1m 거리라는 의미다. 구글은 지난 9월에 5억달러를 들여 ‘지오아이’ 위성을 쏘아올렸으며 이는 40㎝급 해상도까지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서비스는 되지 않는다.
반면 다음은 국내 전 지역을 50㎝급 항공사진으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디지털 항측업체 ‘삼아항업’과의 독점계약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25㎝급 항공사진도 확보한 상태다. 손경완 서비스총괄책임자(CPO)는 “국내 규제 때문에 50㎝급 해상도로 출시되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바로 25㎝급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25㎝ 해상도면 도로의 글자까지 식별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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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일대 항공사진(스카이뷰) 페이지에서 여의나루역 인근을 거리사진(스트릿뷰)으로 띄운 모습. 다음 제공 |
위성사진과 항공사진의 차이는 뭘까. 김민오 로컬서비스팀장은 “위성은 항공기에 비해 촬영 범위가 넓지만 해상도는 항공사진이 좋고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 항공사진은 위성에 비해 단가가 높다. 초기 비용이 들지만 경쟁력 있는 DB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란 게 다음 측의 판단. 다음은 DB 업데이트 주기도 연 1회씩 단행할 방침이다.
실제 눈높이에서 길거리를 촬영한 ‘스트릿뷰’도 해상도 경쟁을 벌인다. 다음은 지난 1년간 수도권과 6개광역시, 제주 등 각 지역의 구석구석을 400여만장의 사진 DB로 담아냈다. 은행 간판은 물론 자동차 번호판, 사람 얼굴까지 식별이 가능하다. 확대 모드에서 간판 등이 흐려지는 구글과는 비교된다. 김민오 팀장은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얼굴이나 차 번호판은 100% 지웠다”고 밝혔다.
◆지도는 ‘차세대 먹거리’=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공간정보산업 시장은 2012년 11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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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인근을 항공사진으로 본 모습. 다음 제공 다음 제공 |
다음은 지리정보시스템(GIS)과 텔레매틱스, 위치기반서비스(LBS),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에서 2012년 기준 약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이번 서비스 개발에 약 2년에 걸쳐 2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종훈 대표는 “웹을 쓰는 패턴이 모바일로 바뀌면서 위치기반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구글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노키아가 81억달러를 들여 전자지도 업체 ‘나브텍’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웹지도 서비스를 한메일, 카페, 블로그 등에 연결하는 한편 다른 업체에 라이선스 형식으로 공급하면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휴대단말기를 통해 워킹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주요 이동통신사와 협의 중이다. 석 대표는 “지도서비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무한한 영역”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외 포털업체들 간의 웹지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구글은 올해 안에 ‘구글맵스’를 한국에 들여올 예정이다. 네이버도 연내 새 지도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야후코리아는 최근 우리 국토의 절반가량을 2m급 해상도의 위성지도로 만들어 내놓았다. 10월에는 국내 포털 중 처음으로 아이팟 터치를 통해 ‘야후! 거기’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파란 역시 지난달 말 공유형 지도 서비스인 ‘오픈 맵’을 선보여 지역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웹지도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의 경우 상당한 도전을 받게 됐다”며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 온 만큼 놀랄 만한 현지화 전략을 내놓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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