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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입은 '자색 고구마'… "맛도 영양도 만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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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1-12 21:37:41 수정 : 2008-11-12 21: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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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 원삼희씨 농가를 가다
◇경기 여주군 가업리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원삼희씨가 자신의 고구마 창고 앞에서 자색 고구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흉년 등으로 기근이 심할 때 먹던 ‘구황작물’ 고구마가 최근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구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고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많다. 특히 속까지 보라색을 띠는 ‘자색 고구마’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를 막고 암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구마 최대 산지인 경기 여주에서 지역 특산물 ‘밤 고구마’와 더불어 자색 고구마 농사를 짓는 원삼희씨를 만났다.

지난 10일 오전 경기 여주군 가업리의 한 농가. 원씨가 노란 플라스틱 상자에 보라색이 진한 고구마를 담아 창고 벽 앞에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창고 안에서도 동네 아주머니 5명이 종이상자에 고구마를 담고 있었다.

원씨는 “자색 고구마가 건강에 좋다는 얘기가 널리 퍼지면서 여기저기서 자색 고구마를 찾는 전화가 걸려 온다”고 말했다. 원씨에 따르면 요즘 고구마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최근 ‘멜라민’ 파동으로 아이들 간식을 걱정하는 주부들이 과자 대신 안전한 식품인 고구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10월말부터가 한창 고구마가 수확되는 시기라 가격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괜찮은 편이다.

자색 고구마는 식용뿐만 아니라 종자용으로 사고 싶다는 전화도 많이 온다. 하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원씨는 올해 고구마밭 12만평 가운데 600평에만 자색 고구마를 심었다. 수요가 있을지 확신이 없어서다.

그러나 올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한 원씨는 내년에 자색 고구마 재배 면적을 확대할 생각이다. 가격도 밤 고구마보다 좋아 수요만 있다면 자색 고구마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농가에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아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원씨는 “4∼5년 전에 자색 고구마를 심었다가 수요가 없어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하지만 요즘 웰빙 시대라서 그런지 자색 고구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자미’라는 품종의 자색 고구마는 5년 전 농가에 보급됐다. 그때 원씨도 이 품종을 재배했다. 하지만 이 고구마는 영양이 풍부한 반면 당도가 떨어져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사실상 퇴출당한 품종이었다.
◇원삼희씨의 고구마 창고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고구마를 선별하고 있다.

하지만 웰빙 열풍이 불면서 자색 고구마가 재조명을 받게 됐다. 마침 꾸준한 품종 개량으로 ‘자미’보다 당도가 훨씬 높은 ‘신자미’가 개발됐다.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건강식품이 탄생한 것이다. 농가도 신자미 수확량이 10a당 2217㎏으로 자미보다 23% 많아 한번 심어 볼 만했다.

자색 고구마는 식용 외에도 천연 색소와 식용 코팅제로 쓰일 수 있어 소비 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다. 우선 식용색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타르계 인공색소를 대체할 수 있다. 또 자색 음료, 제과, 제빵, 앙금, 한과, 양갱, 스낵, 염료산업에 널리 이용될 수 있다.

자색 고구마에서 뽑아낸 즙은 식용 코팅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고구마는 세척 과정에서 표면에 상처가 나 상하기 쉽다. 그런데 자색 고구마 즙을 뿌려주면 유통기간이 길어진다. 또 고구마 껍질 색깔도 선명해지고 오래 색채가 유지돼 상품 가치가 높아진다.

신자미 품종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이준설 연구관은 “자색 고구마는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인기 품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주=우상규 기자



안토시아닌=‘프렌치 파라독스’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육식을 즐기는데도 심혈관이나 동맥경화 발병률이 낮아 역설적이라는 뜻이다. 그 이유는 적포도주를 많이 마시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적포도주 색소의 주성분이 바로 안토시아닌이다. 의학계에 보고된 안토시아닌의 효능은 항암, 혈압 강하, 간기능 장해 경감, 시각기능 개선, 항산화 등이다. 자색 고구마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은 100g당 2000∼2200㎎으로 다른 식물보다 월등히 많다. 엘더베리(하츠버그)에는 100g당 1500㎎, 머루는 250∼600㎎, 포도는 120㎎, 크랜베리는 60∼170㎎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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