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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들불처럼 번진다

입력 : 2008-11-11 09:24:59 수정 : 2008-11-11 09: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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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에 열풍' 일반인들 클래식 관심 높아져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베바’)의 인기에 힘입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똥·덩·어·리 바이러스’ ‘마에니즘’ 등 드라마 중 일부 장면을 패러디한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데서 더 나아가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베바’는 은퇴한 연주자나 아마추어로 급조된 석란시향이 지휘자 강건우(강마에)의 지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키우게 된다는 내용. 이 드라마가 몰고 온 클래식 붐을 입증하듯, 세종문화회관이 최근 모집한 ‘시민 체임버 앙상블’에는 지원자가 대거 몰려들었다.

세종문화회관은 “20명 모집에 총 270명이 지원했다”며 “당초 서류심사로 단원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지원 인원이 예상 외로 많아 오디션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10대부터 60대까지 여러 직종 지원자들이 악기 연주뿐 아니라 지휘 분야도 신청했다”며 “가정 형편이나 부모 반대 등 주변 사정으로 음악에 대한 꿈을 접었으나 ‘베바’를 본 뒤 꿈을 펼치고 싶어졌다는 지원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베바 음악회’를 실제 공연장에서 만날 수도 있게 됐다. ‘베바’ 음악감독인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서희태 감독은 ‘베바’의 모든 음악을 실제 연주했던 프로젝트 오케스트라가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10차례 ‘베토벤 바이러스 음악회’를 연다고 밝혔다. ‘베토벤 필하모니’란 타이틀로 오는 2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첫 공연을 갖는 데 이어 내년 1월부터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드라마에서 소개됐던 클래식 음악들과 OST곡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할 계획이다.

‘베바’ 팬들은 직접 ‘베토벤 바이러스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연주에 나선다. 드라마의 마지막 회가 방송되는 1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명품악기관에서 펼쳐질 무대는 이 드라마를 기념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음악회다.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베토벤 바이러스 갤러리’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 오케스트라는 13세의 리코더 연주자에서 37세의 알토색소폰 연주자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팬으로 구성됐다. 이 커뮤니티 회원들은 음악회가 끝난 후 용산CGV 아이맥스관에서 마지막회 단체관람 행사를 연다.

드라마를 보고 손에서 놓았던 악기를 다시 들게 됐다는 이들도 있다. 영국 유학 중인 이의란(33)씨는 “인터넷으로 ‘베토벤 바이러스’를 꼭 챙겨보고 있다”면서 “드라마를 본 뒤 다시 피아노 연습에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악기를 배워보겠다는 이들이 늘면서 드라마 방영 직후인 지난 9월부터 악기 전문매장과 인터넷 쇼핑몰 등의 악기 판매도 증가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베바’ OST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발매된 이 드라마의 컴필레이션 음반 ‘베토벤 바이러스-더 클래식스 Vol.1’은 한 달 새 3만5000여장이나 팔려나갔다. 이 음반은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비·김종국 등 인기 가수의 음반을 누르고 주간 베스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집의 인기에 힘입어 2집도 예약판매 중이다.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서점가로도 번졌다. 2003년 출간된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생각의 나무)이 갑작스레 주목받으며 교보문고 예술·대중분야 판매 4위를 기록할 정도다. 최근 출간된 ‘조윤범의 파워 클래식’(살림)도 호응을 얻고 있다.

‘베바’로 인한 클래식 열풍이 아직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있다. 클래식 음반 업체 시샵미디어 강은경 대표는 “화제를 모으는 음반이 나오면 다른 음반은 판매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관심이 ‘베바’ OST로 쏠리면서 다른 클래식 음반 판매는 부진하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클래식에 관심을 갖고 공연장을 더 찾는다면 클래식계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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