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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유성 산업은행장

입력 : 2008-09-18 15:56:45 수정 : 2008-09-18 15: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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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닦는 산업은행 총재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가 18일 국회 정무위에서 땀을 닦고 있다.<연합>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이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한 것이 화근이 돼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난 10일 리먼브러더스와 인수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민유성 행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증폭되고 있다.

가뜩이나 리먼브러더스가 안고 있는 잠재부실에 대한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파산하자 정치권과 정부, 금융계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민 행장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구제를 거부할 정도로 부실이 심각한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해 우리나라를 심각한 금융위기로 몰 뻔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전날 정무위에서 "산은에서 이런 부실 덩어리를 며칠 전까지 인수하려 했고, 리먼이 산업은행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면 파산을 면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행장 자격이 있는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에서 산은의 리먼브러더스 인수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해 민 행장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는 얘기가 나오자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이번 협상은 민 행장이 산업은행을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한 것으로 다만 의욕이 앞섰고 현실성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민 행장이 리먼브러더스 재직 시절 받은 '스톡 어워드(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서 정해진 계획에 따라 주식으로 받는 일종의 상여금)' 5만9천주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민 행장은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사회에 리먼브러더스 '스톡 어워드'를 포기하겠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밝혔으나 리먼브러더스 인수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개인적 이익을 노렸다는 의심이 끊이질 않았다.

전날 국회 정무위에서 이사철 의원이 이같은 내용을 보도자료로 내자 산은은 이사회 제출 자료까지 공개하면서 반박했지만 한번 불 붙은 은행장 자질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이날 아예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이 리먼브러더스로부터 받은 스톡어워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등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이 화력을 집중하자 취임한지 100일도 되지 않은 민 행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중인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민영화 이후 세계적인 IB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혀놨는데 정작 산업은행이 꿈꾸고 있는 미국의 대형 IB들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종구의원은 "IB가 세계적으로 도산하고 있는데 산업은행이 IB를 모델로 민영화하는 것은 재검토해야하며 새 방안을 내놔야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이번 가을 정기국회에서 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 매각도 원활하게 진행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 인수후보들이 예상 매각 가격 6조∼8조원 중에 상당 금액을 외부에서 조달해야하지만 지금과 같은 금융시장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상 첫 민간인 출신 산업은행장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껏 모으며 산업은행 민영화와 선진화의 기치를 내걸었던 민유성 행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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