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한 ‘2006년 체육백서’를 보면 배드민턴은 우리나라 국민이 등산, 축구, 육상?조깅?빨리 걷기에 이어 4번째로 많이 즐기는 생활체육이다. 생활체육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운동을 뜻한다.
특히 최근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확정 후 ‘윙크 세레모니’를 선보인 이용대 선수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더 많은 관심이 배드민턴에 쏠렸다. 강원도 생활체육협회는 지난 6월말 132개였던 도내 배드민턴 동호회 수가 올림픽 기간(8월 8일~24일) 동안 150개가 넘었다고 밝혔다. 또 동네 약수터나 공원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배드민턴을 즐기는 모습을 예전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어 배드민턴 열풍을 입증하고 있다.
배드민턴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신경계와 근육 발달에 좋은 전신 운동이다. 그러나 문제는 장시간 과도하게 배드민턴을 즐겼을 때 생긴다.
배드민턴 동호회원인 김모(25)씨는 경기에서 이겨 여자친구 앞에서 ‘윙크 세레모니’를 펼치기 위해 주말마다 배드민턴 라켓을 잡았다. 매일 새벽마다 약수터에서 개인훈련도 했다. 몇 주일 동안의 강훈련을 통해 김씨는 배드민턴 실력이 월등히 향상됐지만 어깨통증이 생겼다. 근육이 뭉쳤나 싶었는데 팔꿈치와 손목까지 아파 나중에는 문고리조차 돌리기 어려워졌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세정병원 고재현 원장은 “배드민턴을 장시간 치는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증세가 팔꿈치 바깥쪽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는 테니스엘보(상완골 외상과염)라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에 있는 수지신근회외근(손목과 손가락을 굽히고 펴게 하는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손목과 팔꿈치를 많이 쓰는 테니스 선수에게서 잘 나타나 테니스엘보라는 병명으로 불린다.
증상은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고 손으로 누르면 심하게 아프다. 또 걸레를 짜거나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등 팔을 비트는 동작이 어렵다. 어깨와 손목으로까지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테니스엘보가 생기면 운동량을 줄이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팔꿈치를 탄력붕대로 고정하거나 온찜질 등으로 혈액순환을 돕는다. 통증이 심하면 약물이나 주사로 치료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로도 낫지 않는다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환부를 1cm 미만으로 작게 절개하고 팔꿈치에 생긴 염증을 제거한 뒤 손상 회복을 유도하는 관절내시경 수술이다.
고재현 원장은 “이 수술은 보호자가 직접 현장에 들어와 수술과정을 지켜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환자의 안도감이 높다”며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리며 충분한 안정과 치료를 받고 퇴원해야 재수술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테니스엘보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배드민턴 운동 전에는 손목이나 팔, 어깨를 돌리는 스트레칭을 한다. 평소 팔 근육을 강화하는 덤벨 운동 등을 하고 장시간 과도하게 팔이나 어깨를 쓰는 운동이나 일은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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