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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내놔라" 소방관들 빈소 '눈물바다'

입력 : 2008-08-20 12:41:23 수정 : 2008-08-20 12: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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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곳으로 내 아들을 왜 보내서... 내 아들 내놔라."

20일 서울 은평구 나이트클럽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들의 시신이 안치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오전 내내 유족들의 오열이 끊이지 않았다.

조기현(45) 소방장과 김규재(41) 소방장, 변재우(34) 소방사는 이날 새벽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를 진압하던 중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려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병원에 도착한 김 소방장의 부인 문모(40) 씨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 계속 고개를 저으며 "아니야 아니야"를 되풀이하다 장례식장 앞에 놓인 탁자에 엎드려 대성통곡을 해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

특히 13살과 11살 난 아들들을 걱정하며 "아이들에게 사고가 났다는 얘기만 하고 아빠가 죽었다는 얘기를 못 해줬는데 어떻게 하냐"며 계속 옆 사람에게 물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문 씨와 함께 온 김 소방장의 형도 계속 걸려 오는 전화를 받으며 "규재가 죽었다"며 울먹였다.

미혼인 변 소방사의 어머니 최모(67) 씨도 이날 오전 9시30분께 장례식장에 도착해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슬픔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최 씨는 "내 아들이 죽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죽을 곳으로 왜 내 아들을 보냈느냐. 35살에 낳은 아들인데... 난 이제 아들도 딸도 없다"며 지하로 내려가는 내내 통곡했으며 결국 바닥에 누워 땅을 쳤다.

최 씨는 작년에 남편(당시 73세)이 숨지고 변 소방사의 여동생마저 세상을 떠난 데다 이날 하나 남은 아들마저 잃어 절망감이 더욱 컸다.

역시 미혼인 조 소방장의 친지 등도 장례식장에 도착해 계속 눈물을 흘렸다.

91년과 93년 임용된 조 소방장과 김 소방장은 각각 2004년 11월 서울특별시장 표창과 2005년 11월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을 정도로 사명감이 투철했다.

변 소방사는 작년 4월 임용된 `신참내기'여서 동료를 잃은 소방관들의 슬픔도 컸다.

숨진 소방관들의 합동분향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에 마련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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