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신질환 치료… 경찰, 영장 신청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 온 20대 남성이 대낮 서울 도심에서 행인을 아무 이유 없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김모(25)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5일 오후 4시쯤 서울 홍제동 모 초등학교 정문 앞을 지나던 오모(41)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오른쪽 목 부위 출혈이 심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직전 산 흉기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학교 주변을 서성이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범행 직전 학교 후문 앞에서 학교 수위를 뒤따라가다 수위가 뒤를 돌아보자 멈칫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점으로 미뤄 김씨가 아무나 만나면 범행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김씨가 ‘당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며 “뚜렷한 범행 동기가 없는 전형적인 ‘무동기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2년 고교 졸업 후 성남의 모 전문대학에 다녔으나 1년도 안돼 자퇴하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끈으로 할머니의 손발을 묶고, 여동생 목에 흉기로 상처를 내는 등 정신질환 증세를 보여 2002년과 2004년 두 차례 입원해 3개월 15일간 치료를 받았다. 당시 김씨를 치료한 병원은 김씨의 병명을 ‘피해망상성 정신분열증’으로 진단했다.
김씨는 최근 5년간 친구와 교제도 없이 주로 집에 있었으며, 휴대전화기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컴퓨터 사용도 거의 안 했으며,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먹고 자는 일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 부모는 매일 밤늦게 귀가하고, 여동생은 따로 나가 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당시 입은 옷가지와 흉기 등을 압수하고, 김씨에 대한 정신분석을 실시하는 한편 김씨의 집 8곳에서 검출한 혈흔을 국과수에 보내 DNA 검사를 의뢰하는 등 추가범행 여부를 수사 중이다.
유태영 기자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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