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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17살때 목소리 그대로…데뷔 40주년 기념음반 낸 정훈희

입력 : 2008-07-30 14:19:07 수정 : 2008-07-30 14: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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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주년 무대는 남편·아들과 함께
◇최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40th 애니버서리 셀러브레이션스 정훈희’를 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정훈희.
허정호 기자
“고(故) 이봉조 선생님과 가요제 참여를 위해 1970년대 초반 미국, 그리스를 돌아다니면서 ‘쟤는 사막 한복판에 던져놔도 살아서 돌아올 애’라는 말을 들었어요. 겁을 안 내고 새로운 도전이 오면 새로운 세계가 재미있거든요.”

최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40th 애니버서리 셀러브레이션스 정훈희’를 낸 가수 정훈희(57)는 40주년 기념 앨범이 그간의 음악 활동을 정리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67년 나이트 클럽 밴드 마스터였던 삼촌을 따라 서울 그랜드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작곡가 이봉조의 눈에 띄어 고교시절 데뷔했다. 당시 ‘안개’를 만들어놓고 맞는 목소리를 찾고 있던 이봉조가 던진 말은 “가시나, 쪼깐한 게 건방지게 노래 잘하네”였다. 이후 정훈희는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이봉조와 콤비를 이뤄 도쿄, 아테네, 칠레 등의 국제가요제를 휩쓸었다.

1979년 결혼 이후로 다른 가수의 앨범 참여나 공연을 해왔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활동을 접었던 그는 작곡가 고(故) 이영훈이 함께 준비하자고 자극을 준 덕분에 30년 만에 새 독집 앨범을 내기로 했다. 정훈희는 “그가 만들어주고 떠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계기를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꿈을 노래하는 정훈희의 목소리는 세대를 불문하고 고른 사랑을 받아왔다. 그의 표현대로 ‘생으로 담금질을 거듭한’ 목소리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미성으로 새소리를 비유한 타이틀곡 ‘삐삐코로랄라’와 옛 히트곡 ‘꽃밭에서’ 등을 부른다. 피처링에 인순이, 버블시스터즈, 45rpm 같은 후배 가수가 참여해 솔, 블루스, 펑크, 재즈풍의 장르를 넘나든다.

“긍정적으로 사니까 그런(밝은) 곡이 내게 오더라고요. 한낮의 뜨거운 열정보다 봄 햇살을 받아 피어나는 꽃을 상상하는 것 같아요. 윤상이 만들어 준 ‘소월에게 묻기를’은 거의 유일하게 불러본 슬픈 곡이었는데, 감정 수습이 안 돼서 헤어나오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어요. 슬픈 노래라도 펑펑 우는 것이 아니라 억장이 무너져 눈물도 안 나는 절제된 슬픔을 표현하려고 해요.”

대한가수협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요즘 가요계에 대한 안타까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 세대의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앨범을 안 낸지 오래됐는데 앨범이 안 팔려 다른 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좋아하는 앨범을 사주셔야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국 1세대 록가수인 남편 김태화와의 사이에 두고 있는 대한, 민국이라는 두 아들은 모두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정훈희의 아버지는 피아니스트이고 네 명의 오빠가 모두 밴드 소속이며, 조카 J도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 집안이다.

“노래하는 직업이 좀 좋아요? 대대손손 음악하고 노래하는 집안으로 남게 아이들에게도 웬만하면 음악을 사랑하는 가수와 결혼하고 자식들도 가수 시키라고 하고 있어요. 아마 45주년 때는 남편과 아들을 앞세우고 콘서트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는 30일 서울 광화문 KT아트홀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한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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