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현장검증은 안모(26)씨 등 피의자 3명이 지난달 17일 윤씨를 납치한 윤씨의 집을 시작으로 모두 8곳에서 3시간 반가량 계속됐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안씨와 하모(27)씨, 이모(24)씨 등 3명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귀가하는 윤씨를 납치해 윤씨의 집 앞 창고로 끌고가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유가족들은 현장검증 장면을 지켜보면서 경찰에 “모자를 벗겨 범인 얼굴을 공개하라”며 분노를 터뜨렸고, 하도리 주민 20여명도 같은 마을에 사는 안씨의 얼굴을 알아보고 손가락질을 했다.
안씨 등은 이어 하점면 신봉리의 농로에 무쏘 차량을 세우고 이씨가 뒷좌석에서 윤씨의 목을 양손으로 조르는 장면과 하점면 창후리의 해안둑에서 윤씨의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모녀의 시신을 갈대밭에 던져 버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하기 전 심정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잘못했다. 죄송하다. 죽고싶다”는 말을 남겼다.
범행 모의에 동참했지만 실제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연모(26)씨는 이날 현장검증에 나오지 않았다.
강화=이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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