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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 출연 김선영

입력 : 2008-07-03 15:40:38 수정 : 2008-07-03 15: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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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작품 만나니 살아있음이 느껴져”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에 출연하는 김선영은 “색다른 작품을 하다 보니 새로운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요즘 새로운 세상에 와 있어요. 나를 새롭게 깨워주는 작품을 하다 보니 내 안에 좋은 에너지가 있는 느낌이에요.” 오는 15일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에 출연하는 김선영(34)은 활기찬 목소리로 새 작품을 하고 있는 소회를 밝혔다. 김선영은 1일 서울 대학로의 연습실 근처에서 저녁식사 시간에 짬을 내 인터뷰에 응했다. 공연을 2주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연습에 집중하다 보니 지칠 만도 한데 표정과 말투에는 생기가 넘쳤다.

“제가 데뷔 10년차가 됐으니 작품을 어느 정도 했다면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 작품들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새로운 작품을 만나니 좋고 설레요. 또 한편으론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분명한 건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제가 살아 있음이 느껴진다는 거에요.”

‘씨왓아이워너씨’는 2005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신작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단편소설 ‘덤불 속’과 ‘용’, ‘게사와 모리토’를 원작으로 1막과 2막, 막간극을 구성했다.

‘덤불 속’은 1951년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이 ‘라쇼몽(羅生門)’이란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 유명하다. 작품은 3가지 이야기를 독특한 형식에 담아내며 ‘진실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원작과 달리 배경을 2000년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로 옮겨왔다.

작사·작곡은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계승자로 꼽히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맡았다. 연출은 뉴욕에서 연극 ‘라쇼몽’ ‘보이체크’ 등 작품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콜롬비아 출신의 하비에르 구티에레스가 맡았다.

“연습 방식도 새로워요. 연출가와 배우가 상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극을 만들어 가죠. 배우가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을 찾아서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식이예요. 무대 위에서 배우가 정직한 정서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그는 불륜에 빠졌다가 연인을 죽이려는 케사, 강간과 남편의 죽음을 진술하는 아내, 교통사고로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여배우를 연기한다.

“사람들은 자기 편한 대로 이야기하고 해석하잖아요. 이런 이기적인 면은 인간의 보편적인 습성이고요. 내가 보고 싶어하는 진실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에요.”

‘씨왓아이워너씨’의 음악은 새롭다. 익숙지 않은 선율 때문에 일부 관객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김선영은 “동양 악기가 나오다 밴드 음악이 나오기도 하고, 기존 뮤지컬에서 들었던 음악과는 다르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음악 속에서 정서가 충돌하는 느낌이 나는데, 이런 음악이 배우가 놓치고 가는 부분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연기에 자신감도 있고 재미도 붙였지만 뮤지컬 시작하고 몇 년간은 스스로 배우라고 말하기도 어색했어요. 잘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2000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자신인상, 2007년 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니 뮤지컬 배우로서 역량은 인정받은 셈이지만, 한때는 연기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배역을 물어보니 ‘렌트’의 모린을 꼽는다. 그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무대에서 그냥 노래만 불렀다”면서 “지금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노래를 잘하는 배우가 잘 빠지는 함정이 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안주하다 보면 계속 ‘노래 잘하는 배우’에만 머물게 되거든요. 얼마나 연기를 잘할 수 있는지 늘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배우에게 연기는 계속 찾아가야 할 것이잖아요.”

스물여섯,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뮤지컬 배우가 됐다. 노래가 좋아 대학에서 성악과를 택했고 KBS합창단에 들어갔다. 가수의 길에 들어서기도 했지만 IMF 외환위기 탓에 갈 길이 멀었다. 노래를 할 수 있는 다른 길이 뮤지컬이었다. 김선영은 “젊은 시절은 방황의 연속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중심에는 늘 음악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를 지금의 자리에 올린 것은 ‘긍정의 힘’이 아니었을까. “저는 단순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어제도, 내일도 생각하지 말고 오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 이게 제 삶의 방식이에요.”

‘씨왓아이워너씨’는 8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 뒤 9월6일∼11월2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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