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경제 개발 지원 본격화
고유가·고물가 공동 대응 한목소리

◆‘제주 이니셔티브’ 채택=아셈 재무장관회의는 16일 민간투자(PPP)에 대한 정보공개 네트워크인 가칭 ‘아시아 민간투자 네트워크(APEN)’의 구축을 담은 제주 이니셔티브를 의장성명서로 채택하고 폐막됐다. PPP란 국내에 이미 도입된 BTL(Build-Transfer-Lend), BTO(Build-Transfer-Operation)처럼 공공과 민간부문의 협력을 통해 인프라 개발 및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아셈은 이에 따라 우선 아시아 각국의 정부기관, 학계, 민간업계를 참여시켜 APEN을 설립한 뒤 유럽쪽 네트워크와 연계하기로 했다. 재무장관들은 APEN을 통해 ▲민간투자 관련 정보와 지식의 공유 ▲교육과 훈련프로그램 공동운용 ▲개도국에 대한 기술지원 ▲아시아 유럽 지역 전문가 교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셈이 민간투자 관련 정보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제주 이니셔티브’를 채택한 것은 인프라 개발을 위해서는 민간투자 정보 공유와 능력 배양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각국 장관들은 “인프라 개발이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고물가·고유가 골머리”=각국 재무장관들은 세계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고물가와 고유가를 지목했다. 이에 대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강 장관은 개회사에서 “세계 경제는 서브프라임 위기, 고유가, 식량가격 상승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경제를 안정시키려는 각국의 노력에도 세계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도 “물가 안전망이 악화됐으며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지역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3%를 웃돌다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유가 및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됐다”고 말했다.
각국 재무장관들은 이에 따라 고유가와 식량가격 상승에 대비, 산유국의 생산여력 확충과 시장개방 유지 등 국제적인 공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원유시장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 투기세력에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재무성 장관은 “산유국들에게 생산량을 좀더 늘리도록 촉구하기로 했으며, 석유 관련 투기성 자금 데이터를 IMF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찰스 위폴로즈 제네바 국제대학원 교수는 “위기 발생 때 상호자금지원 체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좀 더 강화해 역내 경제동향을 점검하고 정책협력 채널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장관들은 또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며, 지역의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역내 환율을 안정시키는 공동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귀포=김용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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