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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휴식' 끝낸 지리산 칠선계곡을 가다

입력 : 2008-06-16 14:54:19 수정 : 2008-06-16 14: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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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구간 고산성 식물로 빼곡

‘자연휴식년제’를 마치고 9년여 만에 비경을 드러낸 지리산의 마지막 남은 ‘원시림 지대’인 칠선계곡은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자연자원의 보고였다. 지난 11일 찾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마을에서 천왕봉까지 이어진 칠선계곡에는 물길을 따라 고산성 희귀식물이 널려 있었다.

칠선계곡 전체 구간은 9.7㎞. 지리산 계곡 중 가장 길다. 이 중 비선담∼천왕봉 5.8㎞ 구간은 1999년 1월부터 9년여 동안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금지됐다가 지난달 일반인에 공개됐다.

9년여 동안의 긴 휴식에서 깨어난 이 구간은 산세가 험해 ‘죽음의 골짜기’로 불리지만 100여개의 소(沼·물이 떨어지면서 회오리치는 웅덩이)와 폭포가 몰려 있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칠선계곡이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꼽히는 이유도 바로 이 구간 때문이다.

비선담에서 200m쯤 떨어진 칠선폭포로 향하는 길은 등산객이 다니지 않아 지리산 십자고사리를 비롯한 갖가지 식물이 무성했다. 칠선폭포로부터 300여m 더 오르면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물줄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륙폭포다.

계곡과 계곡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크고 작은 바위와 돌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그 위에는 짙푸른 돌이끼가 끼어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계곡변엔 향긋한 향이 나는 생강나무와 자주솜대(멸종위기야생식물 2급), 일엽초 등 식물이 우거져 있었다.

땃두릅나무와 만병초, 산겨릅나무, 백작약 등 보호대상 식물의 개체 수도 많이 늘었고, 한반도 고유 어종인 왕종개와 쉬리, 꺽지, 얼룩새코미꾸리와 물까마귀도 발견됐다. 9년여 동안의 자연휴식년제 덕분에 생태계가 복원된 결과였다. 식물 68종, 조류 7종, 파충류 4종, 양서류 1종, 고등균류 13종이 증가한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부터 한 주에 2회(왕복)에 걸쳐 한정된 인원(40명)에 대해서만 입산을 허용하는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탐방할 때에는 등산객의 안전과 칠선계곡의 생태보호를 위해 안전지킴이로 채용된 마을 주민들이 따라붙는다.

공단은 비선담부터 천왕봉까지 5.8㎞ 구간은 다시 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2027년까지 출입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할 방침이다.

이 지역 토박이이자 안전지킴이로 일하고 있는 선득영(45)씨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을 꼭 가보고야 말겠다며 욕심을 내는 등산객들이 더러 있다”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 아무래도 경관이 훼손될 여지가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지리산=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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