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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스마트… 맨송맨송한 상황 코미디-공들인 액션신도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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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13 11:25:53 수정 : 2008-06-13 11: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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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정통 코미디물은 패러디, 상황 코미디, 슬랩스틱 등의 특징을 지닌다. 대부분 이 중 한 가지를 부각해 웃음 코드를 만든다.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가 패러디에 집중했다면 짐 캐리 식 코미디는 슬랩스틱이다. 스티브 캐럴 주연의 ‘겟 스마트’는 상황 코미디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상황 모순과 아이러니에서 발생하는 엇박자 폭소와 어이없는 웃음이 키 포인트다. 다만 ‘겟 스마트’가 훌륭한 상황 코미디라고 단언하기엔 영화가 너무 밋밋하다.

‘겟 스마트’는 1960년대 인기 시리즈였던 동명 원작을 토대로 한 코믹 스파이물이다. 원작은 스마트 요원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통해 엉뚱하고 유쾌한 유머를 선사했다. 영화판 ‘겟 스마트’는 일종의 프리퀼(오리지널 영화보다 앞선 스토리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즉 원작에선 스마트가 이미 현장 요원으로 등장하지만 영화에선 첫 임무를 맡아 시작하는 단계로 바뀐다.

비밀첩보국 컨트롤은 세계를 정복하려는 범죄조직 카오스에 맞서 지구 평화를 지키고 있다. 컨트롤의 스마트(스티브 카렐) 요원은 오매불망 현장 요원을 꿈꾼다. 어느날 컨트롤이 공격당하고 비밀 요원들의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놓인다. 이에 본부는 아직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스마트를 현장 요원으로 긴급 투입한다.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잘나가는 코믹 배우 스티브 카렐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를 내세워 엇박자 코미디를 유도했다. 상황 코미디의 미덕은 소위 ‘삑사리’의 쾌감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삑사리’를 내 폭소를 유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괴물’에서 박해일이 괴물에 화염병을 던지던 장면을 생각해보라. 심각한 상황이 어이없는 폭소로 180도 급반전되면서 관객은 뒤통수를 맞는다.

그런데 ‘겟 스마트’에서는 ‘빵’ 터지는 포인트가 없다. 물론 무너지는 옥상에서 탈출하려고 옆 건물로 갈고리를 던졌는데 튕겨나오는 신처럼 웃기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맨송맨송한 느낌이다. 감독이 웃기려고 만든 장면인 줄 알겠는데 감독 의도만큼 웃을 수 없는 상황 아이러니가 극장에서 발생한다.

이는 할리우드식 코미디가 우리 입맛에 안 맞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류의 개그나 ‘라디오스타’ 같은 말장난에 익숙해진 관객인지라 웬만큼 세지 않으면 헛웃음만 나온다. 성룡의 슬랩스틱에서 추억을 떠올릴지언정 재미를 못 느끼는 것도 이와 같다.

더구나 종종 등장하는 액션신은 코미디와 불협화음을 낸다. 감독은 액션에 공들이기보다 시나리오를 다듬어 웃음에 더 신경 썼다면 좋았을 것이다. 19일 개봉.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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