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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 당선 전아리씨

입력 : 2008-05-27 10:33:39 수정 : 2008-05-27 10: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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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즐거운…’ 장편 ‘시계탑’ 동시출간

지난달 제2회 세계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된 전아리(22)씨의 행보가 거침없다. 수상작이 출간되기도 전에 단편집 ‘즐거운 장난’과 장편 ‘시계탑’(이상 문학동네)을 펴내며 화려한 경력에 더욱 광택을 냈다.

‘시계탑’은 청소년문학 계간지 ‘풋’에 1년간 연재된 작품이고, ‘즐거운 장난’은 고1 때부터 써온 단편 10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수록된 단편들은 각종 문학상에서 트로피를 받은 ‘군계일학’들이다.

‘즐거운 장난’에는 무당, 서커스단의 난쟁이 광대, 트랜스젠더, 사채업자 행동대원 등의 세계가 생생하게 묘사돼 있으며, 촘촘한 구성을 통해 인생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나이 어린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팔 접고’ 읽다간 묘사와 성찰의 깊이에 당황하기 십상이다.

‘강신무’에는 무당 어머니를 향한 아들의 애증이 꿈틀거리고, ‘팔월’에는 아동 성폭행이 정육점의 피냄새에 실려 비극적으로 묘사된다. ‘내 이름 말이야’에는 트랜스젠더의 고뇌와 분노가 담겼고, ‘파꽃’에서는 어머니의 빚 때문에 반편이와 혼인한 여성의 불운이 서늘하게 펼쳐진다. 그늘에 묻혀 있는 자들의 비애가 차분하고, 생동감 있는 어법으로 표현된다.

장편 ‘시계탑’은 열한 살 연이의 성장일기다. 연이는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하는 성미다. 미용실 언니의 스타킹, 부잣집 반장의 은시계 등을 죄책감 없이 훔친다. 연이의 병적인 소유욕에도 가출한 엄마의 사랑을 손에 넣을 순 없다. 역 광장 시계탑에서 엄마를 기다려보지만 엄마에게서는 아무런 기별이 없다. 소설은 연이가 열아홉 살이 될 때까지 겪는 경험과 아픔을 잔잔하게 드러낸다.

그는 자신에게 따라다니는 ‘문학 천재’란 말이 거북하다.

“천재라니요? 그 말에 한 번도 공감한 적 없어요. 문학은 천재성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표현하는 기법, 감성을 개발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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