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우체국’서 보내는 아침편지
[스포츠월드] ‘하늘에서 엽서를 띄운다.’
아리산(2663m)에는 대만 사람들이 ‘천상의 우체국’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 편지를 띄우면 전세계 어디라도 배달해준다. ‘천상의 우체국’의 명성은 여행자들에게 소문이 자자하다. 아주 특별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때, 이곳보다 좋은 우체국은 없다. ‘2008∼2009 대만 관광의 해’를 맞아 좀 더 가까이 다가온 대만 아리산을 둘러봤다.
대만은 섬이다. 그러나 대만은 의외로 ‘높은’ 나라다. 면적은 한국의 40% 정도에 불과하지만 3000m가 넘는 봉우리가 240여개나 된다. 국토의 75%가 산이다. 대만은 옛날부터 지각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 이 때문에 웅대한 산봉우리와 분지,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선이 만들어져 원시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아리산은 동북아 최고봉 위산(玉山·3952m)과 나란히 대만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산맥의 총칭이다. 아리산은 대만 7대 경관의 하나로 불리며 일출과 운해, 삼림이 3대 비경으로 꼽힌다.
아리산이 특별한 여행지가 된데에는 삼림열차의 힘이 세다. 아리산의 고산열차는 인도 다즐링 히말라야 철도, 페루의 안데스 철도와 더불어 세계에서 3곳에만 존재한다. 자오핑역에서 증기기관차의 경적소리가 고요히 잠든 숲의 새벽을 깨운다. 3000살이 넘는 나무들이 오래된 친구처럼 반긴다. 일렁이는 운해 사이로 산맥은 총총히 멀어진다. 주산역에서 내려 15분쯤 오르자 아리산 전망대인 관일루다. 이른 새벽부터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아리산에서 또렷한 일출을 볼 수 있는 확률은 10분의 1. 신이 ‘국자로 해를 떠올린다’는 비경은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러나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아리산에는 일출 못지 않은 선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운해다. 층층의 운무가 파도치듯 일렁이며 덮쳐오면 아리산 정상은 광활한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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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산 전망대 관일루에서 바라본 일출.(위쪽부터 반시계방향) ‘타이완의 눈’이라 불리는 일월담. 해발 2274m에 위치한 아리산 우체국. 3대가 함께 어울려 자라고 있는 삼대목. 세계에서 3곳에만 존재한다는 아리산 고산열차. |
아리산에는 2000년 이상 묵은 이른바 신목(神木)들이 즐비하다. 한나라 광무제와 동갑내기라는 향림신목(香林神木), 3대에 걸쳐 노송이 함께 얽혀 자라고 있는 진귀한 삼대목(三代木) 등이 대표적. 삼대목의 경우 1대는 수령이 1만년 이상이라고 전해지며 2대는 3000년, 3대는 1000년이라고 한다. 아리산 삼림지구를 1시간 가량 산책하면 우체국이 나온다. 대만 달러로 12원(한화로 약 400원)하는 우표만 붙이면 세계 어디로든 엽서를 보낼 수 있다. 아리산을 찾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애인이나 친구, 가족 등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엽서를 띄운다.
‘타이완의 눈’이라 불리는 담수호 일월담도 아리산의 자랑거리다. 호수 남쪽은 초승달 모양, 북쪽은 해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월담이라 부른다.
대만(아리산)=조영철 기자
yccho2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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