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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명여고 조정호 교사가 문촌7사회복지관에서 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문촌7사회복지관 제공 |
“교사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들이 학교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말할 때가 가장 기쁘더군요.”
매주 월요일 학교가 끝나면 또 다른 제자들을 만나기 위해 집 근처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문촌7사회복지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가 있다. 서울 은평구 동명여고 학생부장인 조정호(47) 교사다.
조씨는 이곳에서 매주 한 차례 고교 1·2학년생 2명에게 1시간30분씩 과외하듯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과 같이 인근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로 배를 채우며 사제의 정을 쌓아 가고 있다.
조씨가 복지관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 12월. 대학 때부터 서울 등지에서 야학을 했던 그는 복지관 공부방 개설 당시 한 학생이 학원에 가고 싶은데 집안 사정 때문에 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곤 보다 체계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장소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교사라는 직업으로 사회에 되돌려줄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하다 내가 받은 가르침을 전수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는 문촌7사회복지관에 학생들을 가르칠 공간을 요청했고, 복지관은 선뜻 이 제안을 받아들여 특별한 야학이 시작됐다.
이후 조씨의 뜻에 공감한 교사·학원 강사들의 참여가 늘면서 현재 복지관에는 교사 25명이 초등학교에서 고교 2학년까지 모두 55명을 과목별로 가르치고 있다.
조씨는 “학습 면에 중점을 두다 보니 실업계에 진학한 아이들과 멀어질 때 가장 안타깝지만,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황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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