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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발리우드' 신분상승 무대로…하층민에 '기회의 땅'

입력 : 2008-04-29 10:26:17 수정 : 2008-04-29 10: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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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장 커지자 “능력 있으면 누구든 진출 인도 영화인들에게 뭄바이는 미국으로 치자면 할리우드쯤 된다. ‘발리우드(뭄바이의 옛이름 봄베이+할리우드)’로 불리면서 매년 1000여편의 영화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네마천국’ 뭄바이가 카스트제도에 발이 묶인 하층 젊은이들에게 ‘꿈의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시장 규모 20억달러(약 2조원)를 넘어선 뒤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새 얼굴 찾기에 혈안이 된 제작자와 신분 상승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8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출신 트리샤 카르마카르(24·여)도 그런 경우다. 카르마카르 집안은 대대로 구두수선공, 청소부, 인력거꾼을 해온 인도 최하위 계층 ‘달리트(불가촉천민)’다. 인도에서는 1950년부터 법적으로 계급 차별이 금지됐지만 실생활에서 여전히 카스트제도가 강하게 남아 있다. 출생지, 부모 직업, 성(姓)만으로도 쉽게 계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카르마카르는 학력이나 종자돈 없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믿었다. 스타가 되면 고향 우타르프라데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부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년여 전 뭄바이로 옮긴 그는 현재 TV영화 최종오디션을 남겨두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발리우드는 상위계층만의 활동무대였다. 하층민들은 돈이나 인맥이 없어 영화산업에 뛰어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카르마카르 같은 하층민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영화 비평가인 아누파마 코프라는 “자본은 신분보다 이익을 좇는다”며 “제작자들은 능력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투자한다”고 말했다. 달리트들의 발리우드 진출이 늘자 지난달에는 인도에서 최초로 달리트를 위한 매니지먼트 회사도 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위계층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달리트 출신 연기자 지망생들은 샤르마, 타쿠르 같은 상류층 성으로 이름을 바꾸거나, 부유함의 상징인 ‘뽀얀 피부’를 위해 피부 미백술을 받기도 한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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