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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레이서', 현란한 레이싱 숨돌릴틈 없는 129분

입력 : 2008-04-24 19:47:14 수정 : 2008-04-24 19: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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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를 만든 앤디와 래리 워쇼스키 감독이 일본 만화영화를 실사로 만든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를 내놓았다. ‘매트릭스’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비주얼에 묵직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냈던 이들은 이번엔 작정한 듯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를 만들었다. 직접 각본과 감독, 제작을 담당한 워쇼스키 감독은 이 영화로 성인 마니아 팬을 벗어나 좀더 넓은 층의 관객과 만나게 됐다.

‘매트릭스’의 이미지가 지적이고 시크한 블랙이라면, ‘스피드 레이서’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맛보는 원색의 추파춥스다. 선명한 채도의 밝은 비주얼은 60년대 팝아트를 보는 듯하다.

화려한 컬러와 등장인물을 클로즈업하는 만화적 효과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나 전형적 일본 애니메이션을 떠오르게 한다. 이처럼 워쇼스키 감독은 팝아트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미국적 요소와 박진감 있고 과장된 스토리의 일본 만화 형식을 모두 담아냈다. ‘스피드 레이서’는 1960년대 일본 만화 ‘마하 고고고’가 원작이며, ‘스피드 레이서’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방영돼 텔레비전 방송 역사상 가장 성공한 최초의 일본 만화가 됐다. 국내엔 ‘달려라 번개호’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바 있다.

영화는 여러 면에서 작년 돌풍을 일으켰던 ‘트랜스포머’를 떠올리게 한다. ‘트랜스포머’처럼 일본 만화가 원작이며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만화의 상상력을 거대 화면에 실사화했다. 배우들은 운전대만 잡고 실제 도로가 아닌 그린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했다. 여기에 현란한 롤러코스터 같은 레이싱 트랙과 액션을 CG로 덧입혀 첨단 실사 애니메이션 영상을 창조했다.

워쇼스키 감독은 영화의 액션을 ‘쿵푸’를 빗대 차들의 무술액션이라는 뜻의 ‘카푸(car-fu)’라고 표현했다.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정직하게 담은 다소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화려한 볼거리가 129분의 상영 시간을 숨돌릴 틈 없이 채워준다.

주인공 스피드 레이서(에밀 허시)는 천부적 자질을 가진 레이서. 그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여타 일본만화 주인공처럼 똘똘하고 모범적이다.

스피드는 아버지 팝스(존 굿맨)가 직접 설계한 레이싱 카 마하5를 타고 최고의 레이서가 된다. 스피드는 거대기업 로열튼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지만 이를 거절해 로열튼 회장(로저 앨럼)의 분노를 산다. 레이싱 이면의 추악한 비리와 음모를 알게 된 스피드는 레이싱의 정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경주에서 로열튼을 꺾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스피드는 태조(비)와 정체를 숨기는 레이서X(매슈 폭스)와 손을 잡는다. 이 외에 수잔 서랜든, 크리스티나 리치 등이 합류했다.

‘스피드 레이서’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의 톱스타 비(정지훈)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비가 맡은 캐릭터 태조 토고칸은 실력있는 레이서로, 주인공인 ‘스피드 레이서’와 한편이지만 악역인 듯 아닌 듯 모호한 성격의 캐릭터다.

비는 이에 대해 “워쇼스키 형제가 나에게 끊임없이 어둡고 카리스마 있는 면을 요구했다”며 “뭔가 뒷얘기가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기작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3편까지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덧붙였다. 태조 토고칸의 뒷이야기와 활약, 레이서X의 정체 등 영화는 후속편의 여지를 남겨 놓는다. 5월8일 개봉.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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