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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 한국서 통할까?

입력 : 2008-04-21 20:24:45 수정 : 2008-04-21 20: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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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어사이트 개설… 싸이월드에 도전장

언어 장벽에 사용자환경 조잡…네티즌 시큰둥
지난 15일 한국어사이트(kr.myspace.com)를 개설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마이스페이스’의 국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판 싸이월드’로 불리는 마이스페이스는 세계 29개 지역에서 2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인맥관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다. 마이스페이스는 그간 한국에서 실패를 경험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미니로그’ 등 철저히 현지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마이스페이스의 국내 ‘안착’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지화로 승부한다=마이스페이스는 음악·동영상·사진·텍스트 등을 활용해 꾸민 ‘프로파일(자기소개)’로 자유롭게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친구 관계를 맺도록 해주는 사이버 공간이다. 사용하는 명칭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 기능과 서비스는 ‘싸이월드’와 거의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세계 1위의 SNS 업체가 ‘토종’ 기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싸이월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마이스페이스가 선택한 방법은 현지화 전략이다.

한국어 사이트 론칭 당시 방한했던 마이스페이스 공동 창업자 크리스 드월프는 “기존의 대다수 미국 기업은 특정 지역에 미국 출신 매니저를 보낸 다음에 현지 서비스를 살피고 이에 따른 번역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역별로 다른 문화와 다른 인터넷 사용법이 있다는 것을 주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미국 문화와 그 차이를 이해하는 사람을 채용, 그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한국형 서비스가 바로 ‘미니로그’다. 이 서비스는 일상생활 속의 생각과 느낌들을 부담없이 남기기를 좋아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문화적 성향을 고려해 마이스페이스가 새롭게 개발한 서비스다.

이 밖에 마이스페이스는 한국 이용자들에게 친근감을 더하기 위해 사이트 고유의 푸른색을 보다 옅게 했으며, 일관된 이미지를 위해 사이트에 표시된 이미지의 크기도 표준화했다.

◆초기 반응은 아직 냉담=마이스페이스에 대한 국내 네티즌 반응은 그러나 대부분 부정적이다.

네티즌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점은 언어 장벽이다. 메뉴와 기능을 한글로 제공하는 한글사이트이지만 기존 이용자들의 프로파일이나 댓글이 모두 영어이다 보니 영어에 익숙지 않은 이용자가 참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일부 네티즌은 미국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마이스페이스의 스팸 콘텐츠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마이스페이스가 싸이월드 등 국내 사이트에 비해 가입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익명성이 더 강해 스팸 콘텐츠가 많고 인맥이 범죄에 이용될 소지도 있다고까지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조악한 사용자환경(UI)도 사이트의 매력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 네티즌은 “쌍팔년도 홈페이지를 보는 기분”이라고 했고, “UI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가 나게 하네요. UI가 개선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듯합니다”고 평가한 네티즌도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이스페이스가 국내 인터넷 환경에 대한 면밀한 연구 없이 서둘러 서비스를 시작한 측면이 있어 국내 네티즌을 당장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국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 승부수가 없다면 구글이나 유튜브처럼 국내에서 고전하는 글로벌 기업의 전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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