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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과업 : 스팀팔로스의 괴조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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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07 17:43:23 수정 : 2008-05-07 17: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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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와 헤파이스토스의 만남

다섯 번째 과업을 무사히 완수한 헤라클레스는 이제 여섯 번째 과업을 지시받았다. 이번에도 에우리스테우스왕은 숨은 채 나오지 않고,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워서 신하를 시켜서 여섯 번째 과업만 전달했을 뿐이었다. 헤라클레스는 기분도 상하고, 하편으로는 겁 많은 에우리스테우스가 우스워 보이기도 했다. 일국의 왕이 겁이 많아서 자기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빙그레 웃음이 떠오르기도 했다.

헤라클레스는 다시 과업을 위해 길을 떠났다. 이제까지 자신이 완수했던 업적을 생각해 본 헤라클레스는 길게 한 숨을 내쉬었다. 흉악한 사자를 물리치고, 괴력의 사슴을 생포하는가하면 힘이 장사인 멧돼지를 퇴치하는 등 아찔한 순간들을 넘기고 이제 여섯 번째 과업 앞에 선 것이다. 이 과업에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엄청나게 크고 강한 새를 물리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잠시 현기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헤라클레스는 새를 잡으러 가기 전에 헤파이스토스에게 들렸다. 대장간을 맡은 신 헤파이스토스는 헤라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태어날 때부터 불구인지라, 헤라의 미움을 받았다. 헤라는 그가 태어나자 그를 올림포스 산 아래 세계로 던져버렸다. 다행히 오케아노스의 딸들인 에우리노메와 테티스가 그를 구조하여 해저의 동굴에서 길러주었다. 9년간 그렇게 자란 헤파이스토스는 대장간 기술을 익혀서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인이 되었던 것이다.

대장장이 기술을 익힌 헤파이스토스는 한 번은 정성스럽게 황금의자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 황금의자를 어머니인 헤라에게 보냈다. 그러자 그 의자를 받은 헤라는 자기가 버린 아들이지만 훌륭한 솜씨로 황금의자를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보이지 않는 사슬이 그녀를 꼼짝 못하게 묶어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실은 헤파이스토스는 자기를 버린 어머니 헤라에 대한 복수심으로 그 의자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 의자에 특수한 장치를 해두었던 것이다.

헤라가 그 의자에 묶여서 꼼짝을 못하자, 신들은 헤파이스토스에게 헤라를 풀어주도록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신들의 처소로 올라온 헤파이스토스는 해라를 풀어주기를 거절한다. 그만큼 그는 어머니에게 한이 맺혀있었다. 그러자 디오니소스가 꾀를 내어 헤파이스토스에게 감미로운 술을 잔뜩 마셔 취하게 한 후 그에게서 열쇠를 훔쳐내어 헤라를 풀어주었다.

어머니에게 박해를 받은 헤파이스토스는 어쩌면 같은 처지인 헤라클레스에게 동정이 갔다. 그는 헤라클레스가 괴조를 물리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필시 필요할 것이라며, 특수 제작한 활과 화살, 그리고 캐스터네츠를 만들어 주었다. 헤라클레스는 그 화살에 전에 자신이 퇴치한 히드라의 독을 화살마다 발랐다. 그리고는 헤파이스토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길을 재촉했다.

아르카디아에 있는 스팀팔로스 호수 가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이 숲은 얼마나 울창하게 숲이 우거졌던지, 그 안이 거의 들여다보이지 않았고, 항상 컴컴했다. 헤라클레스는 이 음침한 숲으로 성큼 들어선다. 이 숲에는 괴력을 가진 괴상하게 생긴 커다란 새들이 살고 있었다. 생김새가 보통의 새하고는 달랐고, 크기도 엄청나게 커서 사람들은 이 새를 그냥 괴상한 새, 즉 괴조라고 불렀다. 이 促湧?이 음침한 숲속에 숨어 있다가 기회다 싶으면 이 숲을 푸드덕 거리며 떼를 지어 숲을 나선다. 그러면 이 숲은 마치 폭풍이라도 난 듯이 엄청난 바람이 일고, 푸드덕 거리는 소리는 천둥소리 보다 더 크게 울려서 주변에 있는 집의 지붕들이 들썩거렸고, 커다란 나무들도 활처럼 휘었다가 가까스로 제자리를 찾기도 했다.

그러한 소란이 일어나면 아무리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해도 깜짝 놀라곤 했다. 그렇게 소란을 떨며 엄청나게 큰 새들이 하늘을 뒤덮으며 나타나면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숨을 곳을 찾기에 바빴다. 이 새들은 어찌나 사나왔던지 사람들이 눈에 띄면 청동으로 된 날카로운 발톱으로 긁어서 길게 상처를 내고, 강한 부리로 쪼아서 단 한 번에 사람을 죽여서 내동댕이쳐서 삼켜 버리는 것이다. 어쩌다 사람들이 도망을 치며 이 괴조는 깃털을 부리로 뽑아 사람들을 향해 날린다. 그러면 이 깃털은 화살처럼 재빨리 날아서 사람을 맞추고, 사람을 단번에 죽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괴조들이 나타나기만 하면 은신처에 숨어서 공포에 떨어야 햇다. 그러는 사이에 이 괴조들은 일시에 과일과 농작물들을 작살을 내고, 엄청나게 먹어치우곤 했다.

이 골치 아픈 괴조들을 없애도록 명령을 받은 헤라클레스는 여간 걱정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그가 해치웠던 괴물들은 땅위로 달리는 존재들이었지만, 이 괴조는 날아다니는 놈들이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헤라클레스가 이 숲에 다다랐을 때 이 괴물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직감적으로 헤라클레스는 보통의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던지, 도무지 낌새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울창한 숲속이라 앞이 보이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는 잔뜩 긴장을 하며 어두운 숲속으로 서서히 들어갔다. 그럼에도 이 괴조들은 전혀 기척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어둡고 음습한 숲 속을 한 참을 괴조를 찾아 다녔지만 어디에 있는지 느낌조차 알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괴조를 발견해야 할 일이었지만, 괴조들은 숨을 죽이고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어두운 숲속이라 어디에 숨어있는지 아무리 찾는다 해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생각다 못한 헤라클레스는 문득 자신이 가지고 있는 헤파이스토스의 캐스터네츠가 생각났다. 그는 그것을 꺼내들고는 힘차게 마주쳤다.  그 소리는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며 울창한 숲을 진동시켰다. 그러자 깜짝 놀란 괴조들이 강렬한 쇳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헤라클레스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괴조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의 활의 시위를 떠난 화살들은 하나씩 괴조들을 맞추어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전속력으로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던 괴조들은 하나씩 세찬 바람소리를 내며 전속력으로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려왔다. 그렇게 괴조들이 떨어질 때마다 엄청난 바람이 일어 회오리가 일었고, 떨어지는 소리는 숲을 움직였고, 떨어진 자리에서는 지진이 나는 것처럼 땅이 진동했다. 이렇게 하여 헤라클레스는 여섯 번째 과업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증거물을 채취하여 다시 일곱 번째 과업을 지시받기 위해 에우리스테우스 왕의 궁으로 향했다.

 

 

-그의 일곱 번째 과업은 다음 주에 이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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