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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506', 군대 속 빛나는 청춘들의 비극

입력 : 2008-03-25 20:40:01 수정 : 2008-03-25 2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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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처럼 빛나는 젊은 시절에 군대에 가야만 했던 젊은이들의 희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알포인트’의 공수창 감독이 두 번째 영화 ‘GP506’을 들고 나왔다. 영화는 ‘알포인트’처럼 군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리 장르다. GP506에서 의문의 몰살 사건이 발생한다. 영화는 도대체 그 곳에서 왜,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풀어가는 수사극이다.

 25일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공수창 감독은 “젊은이들이 청춘의 빛나는 시기에 2년 동안 유배를 간다. 거기서 극한 상황에 처한 젊은이들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작품을 기획할 때 군복을 입히면 모두 똑같은데 7~8명만 뽑으면 되지 않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젊은이들이 군복으로 가려지는 게 안쓰럽기도 해서 20명이 넘는 소대원을 모두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마주한 GP는 남한의 최전방 초소로 분단의 상황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또 평상시엔 젊은 청춘들이 평범하게 동료애를 빚는 곳이지만 권위주의와 폐쇄성의 극한이 드러나는 곳이다. 공수창 감독은 “젊었을 때에는 GP를 이데올로기로 그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폐쇄된 공간에 갇히는 젊은이들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공간에 집착하게 됐다”며 GP를 배경으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눈앞에 나타나면 무조건 죽여야 한다는 분단의 상황을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GP에서의 끔찍한 몰살 사건으로 시작한다. GP506에서 21명의 대원 중 1명을 제외한 20명이 처참하게 죽는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성규 원사(천호진) 등 군수사대가 투입되고, 유일한 생존자인 유정우 중위(조현재)는 진실을 감추려 한다.

 영화는 전쟁터는 아니지만 살기 위해 서로에게 총을 겨눈 인간의 비극을 그렸다. 극한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공포와 살고자 하는 욕망이 처절하게 표현됐다. 냉전 시대를 벗어났으며 전쟁을 직접적으로 겪는 시대가 아니어도 그와 비슷한 비극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폐쇄된 공간에서의 음산한 공포는 영화 전반에 물씬 드러난다. 하지만 비극의 근본적 원인이 내부보다는 외부적 요인이기 때문인지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로서 촘촘한 긴장감을 주지는 못한다.

 젊은이들의 비참한 죽음을 마주하게 된 노련한 수사관을 맡은 천호진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게임화하는 젊은 친구들이 우리 영화를 꼭 봐줬으면 좋겠다. 리셋 증후군처럼 사람을 죽여놓고 바로 살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이 영화를 보고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블로그 http://www.kimji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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